서울 월세 거래가 69.7%가 되자, GIC·KKR이 돌아왔습니다 🔑 채드 필립스 누빈자산운용 부동산 글로벌 대표는 한국 시장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임대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기관투자가 친화적인 시장이 되고 있다." 그 말대로, 누빈자산운용은 내년 1월 서울 중구에 62가구 규모 임대주택을 처음 공급합니다. 주거 전문 운용사 위브리빙과 함께 225억 원을 들여 건물을 사들였습니다. 한 곳의 사례가 아닙니다.
22일 투자은행(IB)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 누빈자산운용 등 글로벌 투자가들이 올해 들어 국내 임대주택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금 수도권에서 운영하거나 개발 중인 임대주택은 약 5,000가구 규모로 추정됩니다. 투자 협약을 맺어 개발이 예정된 곳까지 더하면 2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얼어붙었던 투자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셈입니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2021년 GIC가 SK디앤디와 개발한 '에피소드 수유'입니다. 838가구 규모입니다. GIC는 같은 리츠를 통해 강남과 서초·신촌 일대에도 임대주택을 갖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서울 길동·독산동·안암동 등에서 총 359가구를, KKR은 양평동과 휘경동 일대에서 250가구를 운영 중입니다. 여기에 하인즈가 올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토지 매입을 마무리하고 2029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갑니다. 영국계 M&G리얼에스테이트와 미국 존스랑라살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유는 전세의 월세화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9.7%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3.8%보다 5.9%포인트 올랐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 평균 월세는 올해 5월부터 4개월 연속 함께 올랐고, 8월 서울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2018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글로벌 투자가들은 임대주택 투자를 일본과 홍콩에 집중했습니다. 한국은 전세 계약이 주를 이뤄 임대료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낮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그 판단이 뒤집혔다는 분석입니다.
문턱은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정부의 '10·15 대책'에 따라 법인이 임대주택을 매입할 때 내는 취득세는 3%에서 최대 12%까지 올랐습니다. 여러 주택을 합쳐 세금을 매기는 종합부동산세에서 임대주택을 빼주던 혜택에서도 제외됐습니다. 그런데도 투자가 재개된 배경에는 규제 완화 기대가 있습니다. 정부는 현재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민간임대 사업자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습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올해 아시아·태평양 주거 부동산 투자자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 한국은 투자 선호 지역 평가에서 7점 만점에 3.98점을 받아 4위에 올랐습니다. 홍콩을 앞지른 순위입니다. 이재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관투자가가 투자하는 곳이 비아파트 임대시장인 만큼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장기 임대를 조건으로 하는 기관투자가에 대한 세제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관투자가가 들어오는 곳은 아파트가 아니라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같은 비아파트 임대시장입니다. 서울 중구 62가구, 동대문구 용두동, 양평동과 휘경동. 전세를 찾다 월세로 옮겨가는 1~2인 가구가 실제로 계약서를 쓰는 지역과 상품군이 겹칩니다.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자를 받는 물건들이 나옵니다. 계약 전 임대 기간과 임대료 인상 조건을 반드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임대차 분쟁이 생기면 국토교통부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1600-0900)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