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을 전부 뺏기지는 않게 됐다 "제도 위반에 대한 행정제재는 과잉금지와 비례성의 원칙에 부합해야 합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출석해 밝힌 의견입니다. 여기서 말한 제도는 의무공개매수입니다. 절차를 어기고 상장사 지분을 사들였을 때, 정부가 그 주식을 팔라고 명령할 수 있는 범위가 쟁점이었습니다. 원안대로라면 사들인 지분을 전부 내놓아야 했습니다.
8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여야 의원들은 의무공개매수 위반 시 발부하는 주식 처분명령의 범위를 '25%를 초과해 취득한 주식'으로 한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의무공개매수는 상장법인 주식을 일정 비율 이상 취득할 때, 남은 소액주주 지분도 공개매수 절차를 통해 사들이도록 의무화한 제도입니다. 25%는 경영권을 인정하는 최소 지분으로 여겨집니다.
당초 국회에 제출된 자본시장법 개정안 원안은 달랐습니다. 절차를 위반해 상장법인 주식을 취득할 경우, 인수자가 사들인 지분 전체에 대해 정부가 강제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경영권 자체가 사라지는 구조입니다. 시장에서는 최소한의 경영권마저 박탈당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기업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이번 합의는 그 우려를 수용한 결과입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법안소위에서 "처분명령 대상은 25%를 초과해 취득한 지분으로 엄격히 구속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수정 의견을 밝혔습니다. 근거로 든 과잉금지·비례성의 원칙은, 행정제재의 수단과 목적 사이에 균형이 있어야 하며 필요 이상의 제한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법 원칙입니다. 이에 따라 인수자는 의무공개매수 절차나 공시 의무를 위반하더라도 경영권 유지의 최소 기준선인 25% 지분은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완화만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위반에 따른 행정제재로, 취득 지분 전체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제한됩니다. 25% 지분이 손에 남아 있어도 주주총회에서 그 주식으로 표를 던질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제한된 의결권을 강제로 행사할 경우 부과하려던 형사처벌 조항은 삭제됐습니다. 형벌권을 과도하게 행사해 기업 인수 거래 전반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면책 기준도 함께 완화됩니다. 의무공개매수의 목표 물량은 '50%+1주'인데, 주주들이 팔겠다고 응하는 물량이 여기에 미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응모 부족으로 목표 물량에 미달하더라도 법적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습니다. 인수자가 통제할 수 없는 응모 결과를 위반으로 보지 않겠다는 정리입니다.
정무위 관계자는 "소액주주 권익 보호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를 확립하면서도 법률적 과잉 처벌로 정상적인 기업 M&A가 위축되지 않도록 실무적으로 정교화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처분명령 범위가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금융위원회는 행정제재의 비례성을 근거로 수정 의견을 냈습니다. 소액주주 지분을 사들이도록 한 의무 자체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바뀐 것은 제도의 목적이 아니라 제재의 강도입니다. 상장사 지분을 일정 비율 이상 취득하는 인수자가 소액주주 지분까지 공개매수해야 한다는 의무는 유지되고, 이를 어기면 취득 지분 전체의 의결권이 막힙니다. 대신 사들인 주식을 모두 내놓는 대신 25% 초과분만 처분하게 됩니다. 상장사 주주라면 앞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처분명령 범위와 의결권 제한이 최종 조문에 어떻게 담기는지를 확인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원안이 그대로 통과됐다면, 절차 위반은 곧 경영권 상실을 뜻했습니다.
![[단독]의무공개매수 위반시 강제매각 ‘전체 지분→25% 초과분’ 완화](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8/news-p.v1.20260908.081c91ea27ea4275b5ddf356dcb3fae0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