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최상위 OLED TV '브라비아 8 II'의 화면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듭니다. 같은 회사의 중급형 OLED TV에는 LG디스플레이 패널이 들어갑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OLED TV 제품에 두 회사의 패널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브랜드 안에 한국 두 회사가 나란히 들어간 것은 일회성 계약의 결과가 아닙니다. 일본 TV 산업의 구조가 바뀌면서 굳어진 배치입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의 고급형 모델 '브라비아 8 II'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가 적용됩니다. 반면 중급형 OLED 제품군에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가 들어갑니다. 소니는 샤프 등 다른 일본 TV 업체보다 OLED TV 라인업이 다양한 편입니다. 그래서 제품 특성에 따라 두 회사의 패널을 나눠 공급받고 있습니다. 소니의 OLED TV 패널 공급망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양분하는 구도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올 1분기 집계를 보면 이 구도가 왜 만들어졌는지가 드러납니다.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 기준 1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 17%였습니다. 중국 TCL이 14%, 하이센스가 13%로 뒤를 이었고 LG전자는 9%를 기록했습니다. 상위권은 한국과 중국 업체가 나눠 가졌습니다. TV의 종가로 불렸던 일본 업체들의 이름은 이 상위 명단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두 패널은 색을 만드는 경로가 다릅니다. QD-OLED는 파란색 OLED 빛을 퀀텀닷 소재로 빨간색과 녹색으로 변환해 선명한 색을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WOLED는 OLED가 만든 백색광을 색상별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크기의 패널을 생산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소니가 최상위 제품에 QD-OLED를, 화면 크기가 여러 갈래로 나뉘는 제품군에 WOLED를 쓰는 이유입니다. 기술의 강점 차이가 제품 배치로 그대로 옮겨졌습니다.
소니와 샤프, 파나소닉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각각 1% 미만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일본 내수와 동남아시아 등 일부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처럼 LCD 기반 중저가 제품을 대량 판매하지 않고,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라인업을 운영해 출하량 점유율이 낮다는 설명입니다. 소니와 샤프의 OLED TV 출하량이 많지 않다는 점은 LG디스플레이에도 조건이 됩니다. 공급 물량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일본 TV 업체들이 판매량 경쟁보다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수록 한국 OLED 업체의 공급망 내 위상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TV 업체들은 중저가 제품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브랜드와 화질을 앞세운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며 "대형 OLED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브랜드의 프리미엄 OLED TV를 볼 때, 화면을 만든 곳은 한국 두 회사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같은 브랜드, 같은 'OLED'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최상위 모델과 중급 모델은 서로 다른 방식의 패널을 씁니다. 최상위 모델은 QD-OLED, 화면 크기 선택 폭이 넓은 제품군은 WOLED입니다. 브라비아 8 II의 화면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다는 사실은, 일본 TV 업체가 물량 경쟁에서 물러나 하이엔드로 좁혀 온 지난 시간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