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유전자 변이를 가진 폐암인데, 종양을 둘러싼 환경은 서로 달랐습니다. 루닛이 이달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발표할 연구 내용입니다. 이 학회는 7월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립니다. 발표되는 연구 초록은 2,300건이 넘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2007년 제12차 학회 이후 19년 만입니다.
루닛이 2026년 7월 8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 회사는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한 연구 초록 3편을 이번 학회에서 발표합니다. 바이오마커는 환자의 치료 반응이나 예후를 예측하는 데 쓰이는 생체 지표를 말합니다. 발표 주제는 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흔한 EGFR 변이입니다. EGFR은 암세포의 성장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용체 단백질이고,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80~85%를 차지하는 유형입니다.
세계폐암학회가 서울에서 열린 것은 2007년 제12차 학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사이 폐암 진료의 무게중심은 조직검사와 항암화학요법에서, 유전자 변이를 찾아 그에 맞는 약을 쓰는 표적치료로 옮겨왔습니다. 이번 학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의 8년 전체생존율 데이터를 업데이트합니다. 전체생존율은 치료 시작 이후 환자가 생존한 비율을 뜻합니다. 같은 자리에서 존슨앤존슨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데이터와 비교됩니다.
루닛의 발표 취지는 같은 EGFR 폐암이라도 변이 아형에 따라 종양미세환경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종양미세환경은 암세포를 둘러싼 면역세포·혈관·기질 등 주변 환경으로, 치료 반응과 예후에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유전자 변이와 종양미세환경, 치료반응을 잇는 단서를 AI로 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변이 이름만으로 치료 전략을 정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술의 정확도가 곧 현장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을 분석하는 AI 기반 폐암검진 기술을 전시합니다. 저선량 흉부CT는 방사선 노출을 줄인 촬영 방식으로, 폐암 조기 발견 검진에 쓰입니다.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는 "폐암검진이 여러 국가에서 확대되면서 이제는 AI의 정확도뿐 아니라 실제 검진 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활용되고 운영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약 쪽에서는 유한양행이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겨냥한 후보물질 'YH42946'의 임상 1·2상 결과를 발표합니다. 암세포의 성장 신호 전달 효소를 막는 티로신키나아제억제제 계열로, 업계에서는 '렉라자'의 뒤를 이을 후보로 거론됩니다. 현재 한국과 미국 2개국에서 임상이 진행 중입니다. 보로노이의 EGFR 변이 폐암 표적치료제 'VRN11'은 학회 의장을 맡은 안명주 한양대병원 교수가 미니 구두발표 세션에서 직접 발표합니다. 에이비온은 '바바메킵(ABN401)'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와 개발 전략을 공유합니다.
이번 학회에서 국내 기업이 내놓는 신약 후보물질은 대부분 임상 1·2상 단계로, 아직 허가된 치료제가 아닙니다. 지금 진료실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학회에서 발표되는 후보물질이 아니라, 이미 쓰이고 있는 표적치료제와 검진입니다. 폐암 조기 발견과 검진은 이번 학회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로, 저선량 흉부CT 검진은 여러 국가에서 확대되고 있습니다. 내 검진 대상 여부와 주기는 담당 의료진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같은 EGFR 폐암이라도 환자마다 종양 환경이 다르다는 연구는, 결국 개인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2026년 7월 8일 기준), 세계폐암학회(WCLC) 2026 사전 공개 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