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은 아직, 조사단은 이미 갔다 "파병과 관련해 정해진 사항은 없다." 국방부 관계자가 8일 기자들에게 한 말입니다. 그런데 같은 날 국방부는 호르무즈해협 파병 여부를 검토할 현지조사단이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고 밝혔습니다.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인원은 이미 현장에 가 있는 상황입니다. 이 두 문장이 어떻게 같이 성립하는지가 이번 발표의 핵심입니다.
국방부는 2020년 1월 8일, 호르무즈해협 파병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현지조사단이 지난 주말 UAE로 출국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단은 현재 파병부대의 작전 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귀국 시점은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즉 조사는 앞으로 할 일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일입니다. 발표 시점에 조사단은 현지에 체류하고 있었고, 국방부가 공개한 것은 파견 사실과 조사 목적, 그리고 귀국 이후의 절차였습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미국이 우리 측에 파병을 요청했습니다. 그 요청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국방부는 현지 정세와 안전 상황을 먼저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 조사단이 UAE로 떠났습니다. 다음 단계는 귀국입니다. 조사 결과는 조사단이 돌아온 뒤 국가안전보장회의에 보고됩니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외교·안보 분야 최고 심의기구입니다. 이번 조사 내용이 어디로 올라가는지가 여기서 정해집니다.
조사단이 확인하는 대상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파병부대의 작전 여건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지역의 정세와 안전 상황입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해 현지조사단을 파견했다"며 "해당 지역 정세 및 안전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병을 결정한 뒤 현장을 보는 것이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재료를 먼저 모으는 단계라는 뜻입니다.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파병 판단을 돕기 위해 조사단을 보낸 것은 맞지만, 파병 자체가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통상 조사단 파견은 파병으로 가는 신호로 읽히기 쉽습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번 조사가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명시했습니다. 조사단 파견과 파병 결정을 분리해 설명한 것입니다. 이 구분은 절차상 의미가 있습니다. 조사 결과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보고되기 전까지는 판단의 근거 자체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국방부가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반복한 것도 이 지점에 걸려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미국이 11월을 시한으로 정해 파병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우리 자산의 호르무즈 해협 파견에 대해 시한을 정해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국방부가 확인한 것은 미국의 파병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요청에 기한이 붙어 있었다는 부분은 국방부가 부인했습니다. 요청의 존재와 요청의 조건은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지금 확정된 사실은 세 가지뿐입니다. 조사단이 지난 주말 UAE로 갔다는 것, 이르면 이번 주 중 귀국한다는 것, 조사 결과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보고된다는 것입니다. 파병 여부, 규모, 시점은 어느 것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나올 보도를 볼 때는 조사단 귀국과 국가안전보장회의 보고라는 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 이전에 나오는 파병 규모나 일정 관련 내용은 국방부가 확인한 사항이 아닙니다. 조사단은 이미 현장에 있지만, 결정은 아직 서울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