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만원에서 124만원, 한 달의 낙차 6월 25일 SK하이닉스는 298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사상 최고가였습니다. 약 한 달 뒤 같은 종목의 가격은 124만 6,000원이었습니다. 최고가의 절반 아래입니다. 지금은 180만 원 안팎에서 다시 등락하고 있습니다. 한 종목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같은 기간 증권가의 판단도 함께 두 번 뒤집혔습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10시 41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000원(0.05%) 내린 185만 7,000원에 거래됐습니다. 6월 25일 사상 최고가 298만 7,000원과 비교하면 113만 원 낮은 자리입니다. 저점이었던 124만 6,000원 기준으로는 상당폭 회복한 상태입니다. 최고가에서 저점, 다시 반등까지 걸린 시간은 두 달이 채 되지 않습니다.
주가가 빠지는 동안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함께 내려갔습니다. BNK투자증권은 반도체 공급과잉 우려 등을 이유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85만 원에서 148만 원으로 낮췄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420만 원에서 280만 원으로 내렸습니다. 삼성전자도 같은 흐름이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55만 원에서 37만 원으로 32.7% 낮췄고, 키움증권은 43만 원에서 39만 원으로 조정했습니다. 하향은 특정 증권사 한 곳의 판단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방향이 다시 바뀌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7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80만 원에서 310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근거로 든 것은 HBM 수요입니다. HBM은 AI 가속기에 붙어 데이터를 넓은 통로로 한꺼번에 옮기는 고성능 메모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AMD의 차세대 MI455X 가속기에 이전 세대보다 50% 많은 432GB의 HBM4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 플랫폼에는 288GB가 적용될 것으로 봤습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더 큰 HBM 용량과 대역폭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세"라며, 특정 용도에 맞춰 설계한 맞춤형 칩까지 HBM을 채택하면서 고객이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가격 전망도 상향 쪽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평균 D램 판매가격이 3분기 전 분기보다 15.8%, 4분기에 추가로 7.2%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7년에는 연간 23.9% 상승을 예상했습니다. 다만 업황이 좋아도 숫자가 그대로 실적에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은 견조하지만, 환율 하락으로 인해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추정치 상향이 일부 상쇄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7월 하향의 배경이던 공급과잉 우려가 해소됐다는 설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롤러코스터를 다른 각도에서 꺼낸 사람도 있습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한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하이닉스를 300만원에 샀다면 충동 구매에 가까운 투자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집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일 수 있다"며, 최근 3년 동안 주식 투자로 연 10% 이상 수익을 꾸준히 냈다면 집을 사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시장 분위기를 따라 고점에서 매수하는 성향이라면 부동산이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박 위원은 "지금은 다원화된 시대"라며 모든 사람에게 같은 투자 방식이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위원 조언의 방점은 종목이나 자산군이 아니라 순서에 있습니다. 무엇을 살지보다 자신이 어떤 시점에 매수 결정을 내려 왔는지를 먼저 확인하라는 것입니다. 지난 3년간의 매매 기록을 열어, 가격이 급하게 오른 뒤에 진입한 횟수가 몇 번인지 세어보는 일은 오늘 할 수 있습니다. 집을 사는 경우에도 그는 이미 급등한 상급지보다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중저가 지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금리와 대출 여건이 바뀌면 덜 오른 지역에서 상급지와의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6월 25일의 298만 7,000원은 그날 가장 확신에 차 있던 가격이기도 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부읽남TV'(8일 방송). 원문 언론사 미표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