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품귀, 2028년까지 간다고 본 계산법 🧱 “공급 제약의 해소 시점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안타증권 백길현 연구원이 9월 23일 낸 삼성전자 종목 보고서에 담긴 문장입니다. 보고서 제목은 ‘메모리 가격 상승폭 둔화보다 사이클 장기화’였습니다. 가격이 오르는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호황 자체가 끝나는 건 아니라고 본 겁니다. 같은 날 이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63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2026년 9월 23일 유안타증권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기존 53만 원에서 63만 원으로 약 18.9% 올랐습니다.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이 63만 원이라는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가 중요합니다. 유안타증권이 추정한 2027년 삼성전자의 주당순자산가치 17만 9148원에, 목표 주가순자산비율 3.5배를 곱해서 나온 값입니다. 주당순자산가치는 회사의 순자산을 주식 수로 나눈 주당 장부 가치입니다. 즉 현재 실적이 아니라 1년 뒤 장부와, 그 장부의 몇 배를 인정할지에 대한 가정 위에 올라선 숫자입니다.
같은 증권사, 같은 연구원의 직전 목표주가는 2026년 6월 1일 제시한 53만 원이었습니다. 약 넉 달 사이 10만 원이 올라간 셈입니다. 국내 증권가와 비교하면 63만 원은 올 7월 말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65만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삼성전자의 9월 22일 전 거래일 종가는 27만 6500원이었습니다. 목표주가는 이 종가의 약 2.3배, 상승 여력으로 환산하면 128%에 해당합니다. 목표주가와 시장 가격 사이의 간격이 그만큼 벌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상향 근거의 핵심은 수급입니다. 유안타증권은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 병목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이유는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고대역폭메모리, 즉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전송 폭을 키운 AI용 메모리입니다. 이 제품을 만들려면 기존 범용 D램을 찍던 생산능력을 가져다 써야 합니다. 백 연구원은 이를 “범용 D램 생산능력 잠식”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수요 쪽입니다. AI가 학습을 넘어 실제 답을 만들어내는 추론 단계로 퍼지면서, 용량이 큰 메모리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흥미로운 건 보고서가 시장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점입니다. 백 연구원은 “시장은 신규 증설과 HBM 관련 노이즈로 인한 2028년 피크아웃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피크아웃은 실적이나 가격이 정점을 지나 내려오는 국면을 말합니다. 새 공장이 돌기 시작하면 공급이 풀리고, 그때 호황이 끝난다는 게 시장의 걱정입니다. 유안타증권은 같은 2028년을 보면서 병목이 그때까지 지속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시점을 놓고 해석이 정반대로 갈린 셈입니다.
또 하나의 근거는 현금입니다. 백 연구원은 호황이 길어지면 잉여현금흐름이 구조적으로 확대된다고 봤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 투자 등을 빼고 남는 돈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의 재원이 됩니다. 여기에 일정이 하나 걸려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차기 3개년(2027~2029년) 주주환원 정책이 2027년 1월 발표 예정입니다. 현금이 늘면 이 정책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논리입니다. 백 연구원은 “최근의 주가 조정은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 기회”라고 적었습니다.
이 보고서에 담긴 실적 전망치는 유안타증권 한 곳의 추정입니다. 2026년 연간 매출액 745조 9870억 원, 영업이익 358조 4850억 원으로 2025년 대비 각각 123.6%, 722.2% 늘어나는 규모이고, 2027년은 매출액 1193조 5080억 원, 영업이익 590조 4920억 원입니다. 숫자가 큰 만큼, 그 숫자가 어떤 가정 위에 서 있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목표주가 63만 원은 ‘2027년 주당순자산가치 17만 9148원’과 ‘주가순자산비율 3.5배’라는 두 가정의 곱입니다. 둘 중 하나가 바뀌면 63만 원도 바뀝니다. 리드에 나온 그 문장, “해소 시점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도 확정이 아니라 전망입니다. 증권사 보고서는 각 사 리서치 홈페이지에서 원문과 가정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