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원 대출을 팔지 않고 그대로 들고 갈 수도 있다니요 🧊 “대출 규모만 수조 원에 달해 대부분의 대형 금융기관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2026년 9월 23일,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가 전한 말입니다. 네이버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과 함께 추진하는 초대형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이야기입니다. 총사업비가 10조 원을 넘는 것으로 관측되는 사업이고, 그 돈줄을 누가 댈지가 지금 국내 금융권에서 정리되고 있습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브룩필드가 주도하는 이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한 대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 번에 전액을 내주는 방식은 아닙니다. 앞서 인용한 IB 업계 관계자는 “사업과 공사 일정에 맞춰 몇 단계에 걸쳐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정 사업의 미래 수익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공정 진행에 맞춰 단계적으로 집행하겠다는 뜻입니다.
이 사업은 네이버·브룩필드·엔비디아 3사의 인공지능 인프라 협력을 밑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네이버의 10억 달러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합니다. 브룩필드는 90억 달러 규모의 금융 조달을 전담합니다. 엔비디아가 지분으로, 브룩필드가 자금 조달로 역할을 나눈 구도입니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해당 데이터센터에 최신 인공지능 칩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칩을 파는 회사가 그 칩이 들어갈 시설의 주주로도 함께 이름을 올린 셈입니다.
돈이 향하는 곳은 세종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입니다. 네이버는 이곳의 전력 용량을 기존 55메가와트(MW)에서 200MW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금의 세 배를 훌쩍 넘는 규모입니다. 구조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브룩필드가 데이터센터와 전력·냉각 등 인프라 설비를 구축하고, 네이버가 이를 장기 임대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브룩필드는 자체 펀드를 활용해 전체 사업비 중 절반가량을 대고, 나머지는 인수금융 대출 등으로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국내 금융권의 대출이 바로 이 ‘나머지’ 자리에 들어갑니다.
보통 대형 대출은 한 곳이 오래 쥐고 있지 않습니다. 빌려준 뒤 그 채권을 다른 투자자에게 되팔아 위험을 나눕니다. 셀다운이라고 부르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릅니다. 시장에서는 최대 3조 원에 달하는 대출 채권을 재매각 없이 은행들이 직접 보유하는 구조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위험을 나누기보다 수익을 끝까지 가져가겠다는 선택이 논의 단계에 올라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아직 확정된 구조는 아니고, 검토 중인 여러 안 가운데 하나입니다.
금융권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네이버라는 우량 임차인의 장기 수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설을 지어도 쓸 사람이 없으면 대출은 부실해지지만, 장기 임대 계약을 맺은 대기업이 임차인이라면 상환 재원이 예측 가능해집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엔비디아까지 참여하는 우량 자산인 만큼 다수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산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에 임차인뿐 아니라 칩 공급사의 참여까지 포함됐다는 설명입니다.
지금 확정된 것과 검토 중인 것을 갈라 보는 일이 중요합니다. 엔비디아의 10억 달러 유상증자 참여와 브룩필드의 90억 달러 조달 전담은 3사 협력의 기본 구도로 제시된 내용입니다. 반면 시중은행들의 참여 규모, 최대 3조 원의 직접 보유 여부, 단계별 집행 일정은 아직 검토 단계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55MW에서 200MW로 가는 전력 증설 공정이 어느 속도로 진행되는지, 그리고 그 공정 단계마다 은행 자금이 실제로 어떤 조건으로 나가는지입니다. “대부분의 대형 금융기관이 참여를 검토 중”이라는 말이 몇 곳의 서명으로 바뀌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