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브릿지벤처스 새 고문, 30년간 공무원 인사만 다뤘습니다 🗂️ 한 VC 업계 관계자는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정부와의 관계에서 안고 있는 다른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중견 벤처캐피털 스톤브릿지벤처스(330730)가 연원정 전 인사혁신처장을 비상근 고문으로 들이기로 한 일을 두고 나온 반응입니다. 회사가 밝힌 이유는 다릅니다. 투자한 기업의 인사·조직 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한 인선이라는 설명입니다. 투자도 금융도 아닌 정부 인사정책 분야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전직 고위 관료가 벤처캐피털 고문으로 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 윤리위가 '취업 가능'을 내줬다
2026년 9월 26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최근 연원정 전 인사혁신처장이 스톤브릿지벤처스 비상근 고문으로 취업하는 데 대해 '취업 가능' 결정을 내렸습니다. 퇴직 공직자가 민간기관에 갈 때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지 심사하는 절차를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직함은 상근 임원이 아닌 비상근 고문입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벤처캐피털로서 대부분 민간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회사입니다.
◾ 2022년 12월부터 인사 라인에 있었다
연 전 처장은 1969년 강원 정선에서 태어나 한성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9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중앙인사위원회와 행정안전부를 거쳐 인사혁신처 공무원노사협력관, 인사관리국장, 윤리복무국장,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습니다. 2022년 12월에는 대통령비서실 인사제도비서관으로 발탁돼 정부 인사제도 업무를 총괄했고, 2024년 7월 인사혁신처장에 취임했습니다. 2025년 7월 공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대통령실과 인사혁신처에서 정부 인사정책을 담당했습니다. 약 30년 공직 경력의 대부분이 인사·조직 한 분야에 쌓여 있습니다.
◾ VC가 관료를 부르는 익숙한 이유는 따로 있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전직 고위 관료를 고문으로 두는 사례 자체가 흔하지 않습니다. 일부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가 펀드 조성이나 정책금융 관련 네트워크를 고려해 전직 관료를 영입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정부·공공기관 자금이 들어오는 자금 조달 구조와 맞닿은 영입입니다. 그런데 인사행정 전문가를 고문으로 앉히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번 인선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 민간 HR 이력은 공개된 경력에 없다
스톤브릿지벤처스 관계자는 "연 전 처장은 인사혁신처장으로서 정부 인사정책을 총괄한 인사 전문가"라며 "투자기업 밸류업 관점에서 채용과 평가·보상, 인재 육성 등 HR 체계 구축은 물론 인사제도 설계와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자문을 받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밸류업은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인사·조직을 지원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다만 연 전 처장의 30년 전문성은 민간이 아니라 공무원 인사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행정 영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공개된 이력에는 민간 기업에서 채용·평가·보상, 핵심 인재 확보 같은 HR 업무를 직접 맡거나 스타트업의 조직 성장을 지원한 경험이 보이지 않습니다.
◾ 스타트업 인사는 성장 단계마다 다르다
스타트업은 정부부처나 공공기관과 인사 환경 자체가 크게 다르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짧은 기간에 인력을 확충하고, 핵심 개발자를 데려오고, 스톡옵션을 포함한 보상체계를 설계하는 일이 이어집니다. 조직이 커지면 직급과 평가체계도 다시 정비해야 합니다. 성장 단계별로 특수한 인사 문제가 계속 생기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정부 인사행정 경험이 곧 스타트업 HR 전문성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비상근 한 명, 투자기업은 여럿
의문을 키우는 또 하나는 직함입니다. 상근 임원이 아닌 비상근 고문이기 때문입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다수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비상근 고문 한 명이 각 투자기업의 인사 현안을 파악하고 채용·평가·보상체계 구축까지 실질적으로 지원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VC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밸류업을 지원하는 것도 연 전 처장의 역할 중 하나겠지만"이라고 전제하면서, 정부와의 관계에서 회사가 안고 있는 다른 현안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전직 고위 관료가 민간기업으로 갈 때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거치고, 그 결정 결과가 공개됩니다. 회사가 밝힌 영입 명분과 그 사람의 공개된 경력을 나란히 놓고 보면, 직함 뒤에 어떤 역할이 놓일지 가늠할 단서가 생깁니다. 이번 사안에서 회사가 내세운 명분은 투자기업 HR 체계 구축이고, 연 전 처장의 30년 경력은 공무원 인사제도 쪽에 쌓여 있습니다. 이 둘 사이의 거리가 업계에서 질문이 나오는 지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