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성과를 합의했는데, 중국 발표문에 희토류가 없네요 🧲 중국 발표문에 희토류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9월 26일(현지 시간) 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미중 정상회담 발표문에는 양국이 합의한 성과 8개가 줄줄이 적혀 있었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이 내놓은 팩트시트, 즉 회담 결과 설명 자료와 내용이 대부분 겹쳤습니다. 그런데 겹치지 않는 몇 대목이, 서로 정반대 방향이었습니다.
◾ 발표문은 두 개였습니다
신화통신 26일 발표문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의 9월 23~25일 미국 국빈 방문 기간에 두 정상은 8개 사항에 합의했습니다. 중국이 첫 번째 성과로 꼽은 것은 '존중·공정·대등에 기반한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 구축입니다.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내용, 어떤 국가나 기관도 국제 수로에 통행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들어갔습니다. 양국이 2차 세계대전에서 동맹국이었음을 두 정상이 상기했다는 대목은 네 번째 성과로 올랐습니다.
◾ 5월에 한 합의가 다시 성과가 됐습니다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라는 표현은 새로 나온 말이 아닙니다. 올해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먼저 내세웠던 규정이고, 이번에는 그 앞에 '존중·공정·대등에 기반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무역 분야도 비슷합니다. 300억 달러(약 40조 8,000억 원) 규모 상품에 대한 상호 대등한 관세 인하, 무역위원회 같은 협상 메커니즘 설립, '관세 전쟁' 휴전 연장은 모두 5월에 이미 합의된 내용인데 이번 발표문에 다시 성과로 담겼습니다. 앞을 보는 일정도 있습니다.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미국 마이애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서로 지지하고, 각자 참석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공지능(AI) 대화는 11월에 다음 회차를 열고, AI 관련 사고가 생겼을 때 쓸 소통 채널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 같은 회담, 각자의 문서
팩트시트는 중립적인 회담 속기록이 아닙니다. 백악관과 신화통신이 각자의 시각에서 결과를 정리해 내놓는 문서입니다. 그래서 같은 회담을 두고도 무엇을 앞에 놓고 무엇을 뺄지가 갈립니다. 이번에는 그 선택이 유독 눈에 보였습니다.
◾ 석탄 1,000만 톤은 한쪽에만 있습니다
백악관 팩트시트에만 담긴 내용이 있습니다. 중국이 2027년과 2028년에 각각 미국산 석탄을 최소 1,000만 톤씩 수입할 예정이라는 대목입니다. 관세 인하 대상 품목도 미국 쪽에만 구체적으로 적혔습니다. 미국 수출품 중에서는 농산물·어류·해산물·원목·목제품·의료기기, 중국 수출품 중에서는 소형 가전제품·장난감·어린이용 카시트입니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였던 희토류와 핵심 광물에 대해 백악관은 "공급망 부족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지만, 중국 발표문은 희토류를 아예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백악관이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진행 중인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고 쓴 것과 달리 중국 쪽은 러시아·북한을 한 줄도 쓰지 않았습니다.
◾ 군사 MOU는 중국 쪽에만 적혔습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양국 군 당국 사이의 합의는 중국 발표문에만 들어갔습니다. 중국은 "양국 군은 위기 소통·예방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조속히 체결하고, 중국에 있는 미군 실종자 유해 수색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양해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약한 대신 빠르게 맺을 수 있는 합의 문서입니다. 이란 핵과 국제 수로 통행료에 관한 합의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시도를 견제하는 내용이어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기조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 회담 다음 날, 관영지가 나섰습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9월 25일, 중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시험하고 미국 기업도 중국 내 연구·개발과 생산 현지화를 확대하고 있다는 심층 보도를 냈습니다. 이 매체는 "중국과 미국 기업은 많은 분야에서 양자택일식 제로섬 게임에 직면해 있지 않다"며, 협력을 강화하면 상호보완적인 산업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전문가 주장을 전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주로 외신을 상대로 외교·안보 현안에서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24일 워싱턴 회담 직후 나온 이 기사는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시 주석의 회담 발언을 뒷받침하는 후속 메시지로 평가됐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미중 회담 결과를 볼 때는 한쪽 발표문만 읽으면 절반만 보게 됩니다. 백악관 팩트시트와 신화통신 발표문을 나란히 놓고, 겹치는 부분과 한쪽에만 있는 부분을 구분해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석탄·희토류·북한은 미국 쪽에만, 군사 양해각서는 중국 쪽에만 있었습니다. 확인할 시점도 정해져 있습니다. 11월 AI 대화와 선전 APEC, 12월 마이애미 G20에서 두 정상이 실제로 마주 앉는지가 이번 8개 합의의 첫 시험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