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74만 원 빌라가 전세 2억이 되면, 월 부담이 53만 원으로 내려가거든요 🧮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74만 원인 빌라가 있습니다. 이 집을 전세 2억 원으로 바꾸면, 세입자가 매달 내는 돈은 74만 원 월세에서 53만 원 대출 이자로 바뀝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달 말 선보이는 '전월세 안심신탁'이 제시한 계산입니다. 전세보증금을 집주인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들고 있는 구조입니다.
◾ 이달 말, 모집공고가 나옵니다
2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공사는 22일 전월세안정화기구를 출범시키고 이달 말 안심신탁에 참여할 임대인·임차인 모집공고를 낼 예정입니다. 안심신탁은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HUG에 맡기고, 집주인은 그 돈에서 나오는 수익을 매달 월세처럼 받는 상품입니다. 최인호 HUG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과 신탁관리회사 등을 포함해 약정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잠재적으로 2조~3조 원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HUG가 잡은 연간 전세금 신탁 목표는 15조 원, 이를 통한 주택 공급 효과는 약 9만 3,000가구로 추산됩니다.
◾ 11월에 값을 매기고, 1월에 입주합니다
일정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11월부터 전세가격 검증과 약정을 진행하고, 내년 1월부터 잔금 예탁과 입주를 추진합니다. 보증금을 모아 주택 공급에 쓰는 주택공급활성화펀드는 내년 2월 설정·등록이 목표입니다. 이 제도가 나온 배경은 전세사기입니다. 빌라 등 비아파트 임대차시장은 전세사기로 신뢰가 무너졌고, 그 자리를 월세가 채웠습니다. HUG는 보증금을 공공기관이 직접 보관하는 방식으로 월세로 돌아선 시장을 다시 전세로 유도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셈입니다.
◾ 내 전세금은 건설 현장으로 갑니다
22일 출범한 전월세안정화기구는 전세보증금을 직접 관리하는 전담기구입니다. HUG는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와 비슷한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맡겨진 보증금을 그냥 금고에 두는 것이 아니라 주택공급 재원으로 굴린다는 구상입니다. 이 돈으로 중소 건설사의 자금난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공임대주택 확충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입니다. 세입자 쪽 계산도 여기서 나옵니다. 앞서 사례에서 세입자는 자기자금 4,000만 원과 대출 1억 6,000만 원이 필요합니다. 자기자금은 3,000만 원 늘지만, 연 3.97% 금리를 가정하면 월 주거비는 20만 원 이상 줄고 전세금 반환보증료도 아낄 수 있습니다.
◾ 집주인이 받는 건 월 72만 5,000원
같은 빌라의 집주인 계산은 이렇습니다. 연 4.35% 수익률을 적용하면 세전 월 72만 5,000원입니다. 기존 월세 74만 원과 비슷한 수준인데, 세입자가 아니라 HUG에서 받으니 연체 걱정이 없습니다. 세입자가 빠져 집이 비는 동안에도 최대 2개월간 수익을 보장받습니다. 등록임대사업자라면 따로 내던 임대보증금 보증료도 줄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임대소득에 한 자릿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 그런데 그 돈을 집주인은 쓸 수 없습니다
그동안 집주인은 받은 보증금을 건설비나 다른 주택 구입에 썼습니다. 신탁에 가입하면 그 돈은 HUG에 묶여 직접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HUG는 임대사업자의 자금 부담을 덜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현재 감정가의 60% 수준인 모기지보증 한도를 70~75%로 높여 추가 차입을 열어주는 방식입니다. 앞으로 받을 월세 수익을 최장 4년치까지 채권으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파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1만 가구에서 4년간 받을 월세가 3,000억 원이라면, 이를 근거로 미리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입니다. 여유 자금이 없는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도록 전세퇴거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입니다.
◾ "갭투자라 볼 수 없습니다"
전세퇴거자금 지원은 가계대출을 늘린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인호 HUG 사장은 "일각에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묻는데 전세금을 HUG에 예탁하는 사례는 갭투자라 볼 수 없다"며 "전세퇴거자금대출을 가계대출총량 관리에서 예외로 할 수 있는지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펀드에서 손실이 날 경우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조한준 HUG 안심신탁기획실장은 "HUG가 보증하는 대출 형태로 펀드를 시작하면 대출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HUG가 책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가입 대상은 우선 시세 20억 원 이하 주택입니다. 주택 유형이나 소득·자산 제한은 없습니다. 근저당이 설정된 주택도, 월세나 반전세도 참여할 수 있지만 보증금은 전액을 맡겨야 합니다. 가입은 의무가 아니라 자율이고, 세입자가 계약을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세입자에게는 안심신탁 가입 주택에 들어갈 때 쓸 수 있는 저리 전세대출도 준비되고 있습니다. HUG는 5대 시중은행과 상품 출시 협의를 대부분 마쳤고 금리 등 최종 조건을 조율하는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74만 원 월세를 53만 원 이자로 바꾸는 계산이 실제로 성립할지는, 이달 말 모집공고에 붙는 조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