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2026년 2분기 말 투자일임 운용재산은 약 18조 원입니다. 이 가운데 연기금에서 받아온 돈이 약 15조 원입니다. 그 회사 일부 운용역이 ETF에 담을 종목을 미리 차명계좌로 사둔 정황을 금융감독원이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9월 27일, 국민연금은 이 회사뿐 아니라 자금을 맡긴 위탁운용사 전체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 내 연금을 굴리는 사람이 먼저 샀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자금을 맡긴 위탁운용사 전반에 내부통제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임직원의 주식 거래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위탁자금을 담당하는 기관영업 등 실무 채널을 통해서였습니다. 계기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소속 일부 운용역의 선행매매 의혹입니다. 선행매매는 운용역이 업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 예컨대 펀드에 담을 예정인 종목을 미리 사고팔아 개인 이익을 챙기는 행위입니다.
◾ 3월 상장, 그리고 9월의 메시지
금융감독원이 이 정황을 처음 포착한 시점은 올 3월입니다. 'KoAct 코스닥액티브' 상장 과정에서 편입 예정 종목이 사전에 노출된 경위를 살피다가 관련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금감원은 해당 운용역들이 액티브 ETF의 편입 예정 종목을 차명계좌 등으로 미리 사들인 뒤 처분해 차익을 거둔 정황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액티브 ETF는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운용역이 담을 종목을 직접 고르는 상장지수펀드입니다. 어떤 종목이 들어갈지 미리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정보 격차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 96.1%가 국내 주식이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2026년 2분기 말 투자일임 운용재산은 약 18조 원, 이 중 연기금 위탁자금이 약 15조 원입니다. 전체의 83% 수준입니다. 연기금 일임재산에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자금도 포함되지만,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봅니다. 여기에 전체 일임재산 중 국내 주식 비중이 96.1%입니다. 편입 예정 종목 정보가 움직이는 대상이 사실상 국내 증시 전체였다는 뜻입니다.
◾ 이미 자료를 받고 서명까지 받았는데
국민연금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위탁운용사를 대상으로 매년 그룹제 평가를 실시합니다. 올해 5월에도 운용사들로부터 주식형 수탁고와 펀드 현황, 운용역·컴플라이언스 인력 등의 자료를 제출받았습니다. 준법감시 책임자의 서명도 의무화했습니다. 그런데도 3월 상장 건에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제출받는 자료와 서명은 인력과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장치입니다. 개별 운용역이 차명계좌로 무엇을 사고팔았는지까지 따라가는 장치는 아닙니다.
◾ "사실상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다"
연금 자금을 굴리는 한 위탁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위탁사 선정부터 자금 배분·회수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운용사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의혹에 연루된 회사가 아니어도 한마디 한마디에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2026년 9월 27일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위탁운용사는 27곳이고,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자산의 절반 이상을 이들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메시지 한 통이 27개 회사를 동시에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복수의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운용사 컴플라이언스 부서는 내부통제 위반 사례를 전사에 재공지했습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당 이익을 취한 과거 사례들이 공유됐다"며 "관련 규정 준수를 재차 강조하는 차원이었다"고 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지금 나온 것은 조사 중인 정황이고,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확정된 사실은 하나입니다. 국민연금이 자금을 맡긴 27개 운용사 전체에 내부통제를 다시 점검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액티브 ETF를 들고 있다면, 그 상품이 어떤 종목을 담는지보다 누가 그 종목을 고르는지, 그리고 그 판단 과정이 어떻게 관리되는지가 상품의 신뢰도를 결정합니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 관리 체계의 실제 수준이 드러날 것입니다. 3월 상장 건에서 시작된 조사가 9월에 27개 회사를 흔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