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만에 들어갔는데, 폭발 지점엔 닿지 못했습니다 🥾 9월 27일 오전 9시, 파주 군사분계선 인접 지역에 40명이 들어갔습니다. 해가 질 때까지 지뢰를 하나하나 탐색하며 길을 냈습니다. 그런데 폭발이 일어난 그 지점에는 끝내 닿지 못했습니다. "인근까지 접근했다"가 그날의 결론이었습니다. 사고가 난 건 엿새 전인 9월 21일입니다.
◾ 간부 3명이 다쳤고, 조사는 엿새 뒤에 시작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9월 21일 육군 제25사단 관할 경기도 파주시 군사분계선 인접 DMZ 지역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두 차례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로 군 간부 3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합참과 유엔군사령부의 합동 현장조사는 9월 27일에 이뤄졌습니다. 사고 발생 엿새 뒤입니다.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정전협정 관리 권한을 가진 유엔 산하 군사기구로, DMZ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곳과 함께 들여다봐야 합니다.
◾ 엿새 사이, 군은 손을 놓고 있진 않았다
날짜를 따라가 보면 공백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사고 다음 날인 22일, 군은 부상자 수술 과정에서 제거한 파편 등의 성분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습니다. 폭발물이 무엇이었는지를 파편으로 역추적하는 작업입니다. 26일에는 합참과 유엔사가 사전조사를 했습니다. 본조사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인지, 어디로 들어갈지를 먼저 확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27일에 본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조사가 엿새 뒤였던 게 아니라, 현장 진입이 엿새 뒤였던 셈입니다.
◾ 길이 없는 땅에는 길부터 만들어야 한다
DMZ는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 각 2km 범위의 완충 구역입니다. 문제는 이 안에 '미확인 지뢰지대'가 있다는 점입니다. 어디에 무엇이 묻혀 있는지 기록이 없는 구역이라는 뜻입니다. 이번 사고 지점에는 기존 수색로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40명이 하루를 쓴 작업의 상당 부분은 조사가 아니라 기동로 확보였습니다. 지뢰를 정밀 탐색하면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한 걸음씩 만들어 나가는 일입니다. 군이 "조사 인력의 안전 확보가 우선"이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하루를 다 썼는데 작전은 종료됐다
40명, 9시간, 그리고 미완입니다. 합참은 "폭발 추정 지점 인근까지 접근했지만, DMZ 내 미확인 지뢰지대로 위험성이 높고 작전 인원들의 피로도도 극심해 이날 작전을 종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추후 다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폭발이 두 차례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21일에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터졌는지는 27일 현장에서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이 질문에 가장 먼저 답할 수 있는 건 현장이 아니라 국과수의 파편 분석입니다.
◾ 같은 엿새를 놓고, 두 개의 설명이 붙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만약 이재명 대통령이 고의로 현장조사를 지연시켰다면 이는 명백한 이적 행위"라며 "탄핵은 물론 당장 구속돼 재판받아야 할 범죄"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 발언은 '만약'이라는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군은 사고 지점이 군사분계선과 가깝고 기존 수색로가 없는 위험 지역이어서 조사 인력의 안전 확보가 우선돼야 했다는 입장입니다. 청와대는 "추호라도 흑막이 있다거나 은폐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엿새라는 같은 사실 위에 '지연'과 '안전'이라는 서로 다른 설명이 올라가 있는 상태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지금 확정된 건 세 가지입니다. 9월 21일 폭발이 두 차례 있었고, 군 간부 3명이 다쳤고, 27일 현장조사에서 폭발 지점에는 닿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확정되지 않은 건 무엇이 터졌는지입니다. 국과수 1차 성분 분석 결과가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폭발물의 정체를 단정하는 모든 주장은 추정입니다. 그리고 27일 작전은 끝난 게 아니라 중단됐습니다. 합참은 추후 다시 조사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조사에서 폭발 지점에 닿는지, 그때 무엇이 나오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