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으로 늘어난 10분 회담, 트럼프는 기조연설을 미뤘습니다 ⛳ 9월 22일 뉴욕. 일정표에 적힌 한미 정상회담 시간은 10분이었습니다. 회담이 끝날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이어질 유엔총회 참가국 환영 리셉션 기조연설을 미뤘습니다. 두 정상이 마주 앉은 시간은 약 30분, 예정의 세 배였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멕시코에서는 7년간 멈춰 있던 협상 하나가 하루 만에 타결됐습니다.
◾ 30분과 119분, 두 개의 회담
이 대통령은 27일 서울공항에 도착해 5박 7일 순방을 마쳤습니다. 뉴욕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은 약 30분, 멕시코에서 셰인바움 대통령과의 회담은 소인수·확대회담을 합쳐 119분이었습니다. 멕시코 회담이 열린 날은 24일 현지 시간이고, 한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 방문은 16년 만입니다. 이 자리에서 정부와 민간을 아우르는 협력 문건 17건이 교환됐습니다.
◾ 회담이 열릴지조차 불확실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은 처음부터 잡혀 있던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대미 전략 투자 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회담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였고, 협상이 진전을 이루면서 비로소 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즉 이번 30분은 투자 협상이 풀린 결과로 따라온 시간이었습니다. 두 정상은 전략 투자 논의의 진전을 환영하는 것에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 7년을 끌던 협상이 하루에 끝난 이유
한·멕시코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은 2019년에 시작됐습니다. 그 뒤 7년간 교착 상태였던 협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괄 타결됐습니다. 투자보장협정은 상대국에 투자한 기업의 재산을 보호하고 투자금 회수와 손실보상, 자금 이전을 보장하는 양자 협정입니다. 개정된 협정에는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투자 자금을 옮길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현지에 공장을 둔 기업 입장에서는 위기 때 돈이 묶이지 않는다는 조항이 핵심입니다.
◾ 교역 아닌 공급망과 방산으로 옮겨갔습니다
멕시코 회담의 초점은 기존의 교역 중심 관계를 공급망·경제안보와 첨단산업으로 넓히는 데 있었습니다. 양국은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하고, 원유와 핵심 자원을 논의할 정부 간 대화 채널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멕시코의 군 현대화 사업에 한국 방산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하면서, 한국산 다목적 경공격기 FA-50의 수출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멕시코항공우주산업연맹과, HS효성첨단소재는 산루이스포토시주와 각각 양해각서를 맺었습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자동차용 카펫 생산기지 건립 투자에 나설 예정입니다.
◾ 방위비를 늘리겠다고 먼저 말했습니다
뉴욕 회담에서 양 정상은 핵추진잠수함 연료와 우라늄 농축·재처리, 조선 협력,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안보 현안의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은 전시에 한국군을 지휘·통제하는 권한으로, 지금은 미국 측인 한미연합사령관이 갖고 있고 한국군으로 넘기는 문제가 협상 대상입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방위비를 늘리고 한반도 방위에 더 많은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전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군함 건조를 포함한 조선 협력에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포용적 평화 공존, 안정적 평화 공존, 책임 있는 평화 공존이라는 3대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이번 순방에서 확정된 것과 논의 단계에 머문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확정된 것은 투자보장협정 개정 타결과 17건의 협력 문건입니다. FA-50 수출은 '발판 마련', 방산기업의 군 현대화 사업 참여는 '방안 모색' 단계이고, 핵잠수함 연료와 전작권 전환은 후속 협의 대상입니다. 회담 막바지에 이 대통령이 골프 회동을 다시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시간을 잡아달라고 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올 12월 미국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가 그 시점으로 거론됩니다. 10분이 30분으로 늘어난 뉴욕의 그 자리에서 다음 만남까지 약속된 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