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터진 자리에 6일째 아무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 9월 21일 오전,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수색로를 새로 뚫던 육군 25사단 장병들이 복귀하던 중이었습니다. 폭발이 일어났고, 수색대대장을 포함한 간부 2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비행금지 구역인 DMZ 안으로 의무후송헬기가 들어갔습니다. 그러고 나서 6일이 지난 27일까지, 그 자리에는 아무도 다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 폭발한 지점은 원래 다니던 길이 아니다
군에 따르면 이날 작전의 목표는 새로운 수색로를 여는 것이었습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이남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을 유엔군사령부가 현장조사할 예정이어서, 그곳까지 접근할 길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폭발 지점은 그 지뢰 의심지대에서 수십 m 떨어진 곳입니다. 지뢰 탐지기를 들고 처음 들어가는 길, 그러니까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구간이었습니다.
◾ 헬기를 띄우기 전에 북한에 먼저 알렸다
당시 군의 대응 순서를 보면 현장의 긴박함이 드러납니다. 의무후송헬기를 DMZ 안으로 넣기 전, 우리 군은 북한에 통지를 했습니다. 인접 감시초소에서는 "부상자가 발생해 직승기가 들어간다"고 방송까지 했습니다. 직승기는 헬리콥터의 북한말입니다. 북한군의 경계심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조치였습니다. 헬기 한 대를 띄우는 데도 이런 절차가 필요한 곳입니다.
◾ 2015년 목함지뢰 때와는 조건이 다르다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이 있었던 곳은 우리 군이 수시로 드나들던, 안전이 확보된 수색 지역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열을 감지해 영상을 기록하는 감시장비 TOD가 사고 상황을 그대로 녹화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은 다릅니다. 감시 사각지대인 데다 성인 허리 높이까지 수풀이 자라 있어 시야가 막혀 있습니다. TOD 영상도 없습니다. 대신 작전 병력이 착용했던 바디캠 영상을 정밀분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신속히 들어가라는 쪽과 안전이 먼저라는 쪽
국민의힘 등 야권은 현장조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추석 연휴 기간 파주를 비롯한 전국에 비가 내렸고, 사고 지역 주변에는 하천이 있습니다. 증거품이 씻겨 내려가거나 지형이 바뀌어 사고 현장 자체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군 당국의 답은 다릅니다. 통상 루트가 아니라 또 다른 지뢰로 2차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이므로, 예행연습과 안전대책을 갖춘 뒤에야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 누가 매설한 지뢰인지가 갈림길이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군 대인지뢰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한국군이 쓰는 M14 대인지뢰는 보호장구를 착용하면 이번처럼 중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데, 이번 부상 정도가 그보다 컸기 때문입니다. 북한군 지뢰로 확인되면 정전협정 위반 사안이 되고, 최소한 북한의 사과가 필요해집니다. 다만 같은 북한군 지뢰라도 의도적으로 매설한 것인지, 집중호우로 유실돼 떠내려온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우리 군 지뢰일 가능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사실 확인 없이 북한군 지뢰로 단정하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군은 지뢰덧신 등 현장 증거품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을 의뢰했고, 1차 감정 결과는 이번 주쯤 나올 예정입니다. 26일 오후에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인원과 우리 군이 함께 DMZ에 들어가 작전준비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합동 현장조사가 곧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조사 일정을 두고도 말이 엇갈립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26일 용산 국방부 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유엔사는 신속한 현장 조사를 주장했지만 한국군의 반대로 29일 합동 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후 국방부가 27일로 변경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지켜볼 것은 두 가지입니다. 국과수 1차 감정이 지뢰 종류를 특정하는지, 그리고 합동 현장조사가 언제 실제로 시작되는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