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은행 문 앞에서 30분 더 기다립니다 🚪 2027년 4월 어느 평일 아침 9시. 은행 앞에 도착한 사람은 닫힌 문을 봅니다. 셔터가 올라가는 시각은 9시 30분입니다. 하루만 그런 게 아닙니다. 2026년 9월 28일 금융 노사가 잠정 합의한 내용대로라면, 이날부터 전국 은행 영업점의 개점 시간은 원칙적으로 오전 9시 30분이 됩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를 "건국 이래 최초의 은행 영업시간 30분 단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7시간이 6시간 30분이 된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이날 2026년 산별중앙교섭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산별중앙교섭은 금융노조와 사용자협의회가 금융업 전체의 임금·근로조건을 한 번에 협상하는 구조입니다. 합의에 따라 2027년 4월부터 영업 개시 시간은 오전 9시 30분으로 조정됩니다. 마감은 오후 4시 그대로입니다. 지금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시간인 일반 영업점의 대면 영업시간은 6시간 30분으로 줄어듭니다. 줄어드는 30분은 전부 아침입니다.
◾ 4년 전으로 돌아가는 시계
오전 9시 30분 개점은 처음 보는 풍경이 아닙니다. 은행권은 코로나19 확산 당시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한시 단축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1월 오전 9시~오후 4시로 되돌렸습니다. 이번 합의가 시행되면 약 4년 만에 다시 9시 30분 개점 체제가 됩니다. 다만 코로나 때와는 다릅니다. 그때는 오후 마감도 3시 30분으로 당겼지만, 이번에는 마감 시각을 유지한 채 개점만 늦춥니다. 그리고 한시 조치가 아니라 원칙으로 정한 것입니다.
◾ 아침 30분이 필요하다는 논리
개점 시간을 늦춘 근거는 '영업 전 준비 시간'입니다. 금융환경과 고객 이용 행태가 변한 만큼, 문을 열기 전 충분한 업무 준비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노조 측은 이를 통해 고객 서비스와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보다 충실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합의까지는 길었습니다. 노사는 2026년 4월 첫 교섭 이후 대표단·실무교섭 등 50여 차례 협상을 이어갔습니다. 그 사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 총파업, 철야농성도 있었습니다. 약 5개월이 걸렸습니다.
◾ 주 4.5일제는 이번에 들어가지 않았다
교섭의 또 다른 쟁점이었던 주 4.5일제는 이번 합의에 직접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율 출근제가 신설됐습니다. 주 1시간 이내, 하루 최대 30분 범위에서 출근 시간을 늦출 수 있는 제도입니다. 금요일에는 '라스트콜'로 불리는 고객마감제도가 새로 생깁니다. 일정 시간 이후 신규 고객 응대를 마감하는 방식입니다. 기존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제를 쓰지 못한 시간은 연간 2일 한도에서 보상휴가로 쓸 수 있게 했습니다. 노사는 향후 주 4.5일제 등 근로시간 체계가 변경되면 영업시간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 임금 3.0%, 채용 재원 1,000억 원
총액 임금 인상률은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3.0%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최종 적용은 기관별 노사가 상황에 맞게 정합니다. 청년 신규 채용 등을 위해 사측이 약 1,000억 원 내외의 재원을 부담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근무 여건에서는 육아휴직 대상 자녀 연령이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확대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직원의 근무시간 조정제도도 연장됩니다. 미스터리쇼핑 제도 개선과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에도 합의했습니다.
◾ 합의문에 없는 항목
이번 합의안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바뀌는 것은 아침 30분입니다. 오후 4시 마감은 그대로입니다. 2027년 4월 이후 은행 창구 업무를 봐야 한다면, 9시에 맞춰 나가던 습관을 9시 30분으로 옮겨야 합니다. 단, 이번 합의는 아직 잠정 합의 단계이고 개점 시간은 '원칙적으로' 오전 9시 30분입니다. 영업점별 운영이 다를 수 있으니 방문 전 해당 지점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