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는 매달 꼬박꼬박 받아가면서, 한번씩 보험금을 줄 때는 정말이지 얼마나 까다롭게 구는지 모릅니다." 최근 담낭제거수술을 받은 김모씨의 말입니다. 개인의 서운함으로 넘길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를 검사하다가 "이건 잘못 줬다"고 적발한 사례가, 4년 7개월간 961건이었습니다.
◾ 4년 7개월간 961건, 5억 4840만 원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7월까지 금감원의 보험사 검사 과정에서 적발된 보험금 부지급·과소지급 건수는 총 961건이었습니다. 부지급은 보험금을 아예 주지 않은 것, 과소지급은 줘야 할 금액보다 적게 준 것을 말합니다. 금액으로는 5억 4840만 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숫자가 가입자가 민원을 넣어 집계된 게 아니라 금감원이 회사를 직접 들여다보다가 발견한 위규 사항이라는 점입니다.
◾ 4개 회사가 전체 금액의 86.5%
961건이 전 업계에 골고루 흩어져 있는 게 아닙니다. 손해보험사 중 금액이 가장 큰 곳은 DB손해보험으로, 26건에 2억 6200만 원이었습니다. 전체 보험사 중 금액 기준 1위입니다. 그 뒤로 KB손해보험(9790만 원·10건), 악사손해보험(7380만 원·24건), 메리츠화재(4050만 원·14건)가 이어집니다. 이 4곳을 합치면 4억 7420만 원, 전체 5억 4840만 원의 86.5%입니다. 건수로는 74건에 불과한데 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 손보사는 큰 금액 소수, 생보사는 작은 금액 다수
생명보험사의 적발 양상은 정반대입니다. 상대적으로 소액을 여러 계약자에게 나눠 잘못 지급한 형태입니다. 교보생명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적립이자를 과소지급한 사례가 499건이었습니다. 건수 기준 전체 보험사 중 1위지만 금액은 3270만 원, 한 건당 평균 6만 원대입니다. 동양생명(237건·1700만 원), 신한라이프(68건·1290만 원), 메트라이프생명(55건·710만 원), AIA생명(28건·450만 원)도 같은 이유로 적발됐습니다. DB손해보험의 한 건당 평균이 1000만 원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두 업권의 문제가 전혀 다른 성격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 몇만 원이라 눈에 안 띄는 게 더 문제입니다
적립이자는 보험금 지급이 늦어질 때 그 기간만큼 붙여주는 이자입니다. 계약자가 직접 계산해보지 않으면 얼마를 받아야 정상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499건이 금감원 검사 전까지 걸러지지 않았다는 건, 계약자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뜻일 가능성이 큽니다. 몇만 원은 따져 묻기에도 번거로운 금액입니다. 금액이 작다는 것이 오히려 발견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 "누락이 없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박성훈 의원은 "보험료는 소비자로부터 꼬박꼬박 받아 가면서 정작 줘야 할 보험금을 안 주거나 덜 주는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며 "보험금 산정·지급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누락이 없도록 내부통제와 사후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당국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관리와 사후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보험금을 받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지급이 지연됐다면 적립이자가 제대로 붙었는지, 청구한 항목 중 빠진 게 없는지 지급 내역서를 다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계산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보험사에 재심사를 요청하거나 금융감독원 금융민원센터(국번 없이 1332)에 상담할 수 있습니다. 김씨처럼 "까다롭게 군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다면, 그게 느낌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