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떠난 돈, 결국 예금과 MMF로 숨었다
국내 증시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대만 증시가 두 자릿수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코스피는 마이너스권에 머물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 눈에 띄게 뒤처진 성적을 냈다.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주의 부진과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치며 투자 심리 자체가 얼어붙은 결과였다.
거래대금 추이가 이런 냉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몇 달 만에 처음으로 10조 원 아래로 내려왔다.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매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경영권 분쟁이 걸린 일부 테마주만 급등락을 반복하는 기형적인 모습도 함께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실제로 증시를 떠났다는 사실은 예탁금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한때 수십조 원을 넘었던 투자자 예탁금은 몇 달 사이 눈에 띄게 줄었고,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공여잔고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순히 종목을 갈아타는 게 아니라, 아예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렇다면 이 돈은 어디로 갔을까. 답은 비교적 명확하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몇 달 사이 큰 폭으로 늘었고, 단기 안전자산인 머니마켓펀드(MMF)에도 상당한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오히려 줄어든 반면, 해외 주식형과 해외 채권형 펀드로는 자금이 몰렸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옅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다만 완전히 비관적인 흐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는 하루 만에 크게 반등했다. 연간 일정 수익 이상을 낸 투자자에게 세금을 매기는 이 제도의 폐지는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개선시켰고, 이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반등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기업 지배구조 문제나 정책 불확실성처럼 국내 증시를 저평가받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금이 다시 돌아오려면 세제 개편 같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상장 기업들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근본적인 체력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
→ 돈은 늘 더 안전한 곳으로 흐른다 — 지금 그 흐름이 증시를 비켜가고 있을 뿐이다.
이 콘텐츠는 서울경제신문 원문 기사를 AI가 레터·웹툰·팟캐스트·영상 형식으로 재구성해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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