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은 팔고 한국 채권은 산다 — 외국인의 엇갈린 선택

안전자산 선호와 세계국채지수 편입 기대가 외국인의 한국 국채 매수세를 이끌고 있다

증시

입력 2026.08.0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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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기, 같은 나라를 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도가 이렇게 갈릴 수 있을까. 한 달 사이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을 10조 원 가까이 팔아치우면서도, 동시에 한국 국채는 사상 최대 규모까지 사들였다. 외국인 지분율이 몇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동안 채권 보유 비율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것이다.

매도세가 집중된 곳도 뚜렷하다. 외국인이 팔아치운 코스피 주식의 절반 가까이가 반도체 관련 종목에서 나왔다. 반면 채권 쪽에서는 국채 선물 매수세가 강하게 이어지면서 국채 금리가 눈에 띄게 떨어졌는데, 이는 채권 가격이 그만큼 올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엇갈림의 첫 번째 배경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다. 미국의 통상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더 안전한 곳을 찾아 나섰는데, 정작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달러조차 연준 독립성 우려 속에 함께 흔들리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이 틈에서 3대 국제 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일본보다 높은 등급을 받고 있는 한국 국채가 대안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두 번째 배경은 제도적 이벤트다. 한국 국채는 세계 최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예정이며, 이 지수를 추종하는 자산 규모가 조 단위 달러에 이르는 만큼 편입을 앞두고 사전 매수세가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여기에 달러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에 비해 원화 절상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점에서, 원화 자산이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도 매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채권 매수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결국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 달려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큰 폭으로 낮춰 잡았고,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연간 성장률이 거의 0%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인하 여지를 열어둔 만큼, 국제기구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몇 차례 더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가 더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오르고, 이는 지금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에게 차익 실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결국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같은 나라 자산이라도 주식과 채권이 서로 다른 신호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반도체 업황 불안이 주식시장에는 부담이지만, 안전자산으로서 한국의 국가 신인도는 오히려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이 두 흐름이 언제까지 나란히 갈지는 앞으로 발표될 무역 지표와 금리 결정에 달려 있다.

한 나라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주식과 채권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콘텐츠는 서울경제신문 원문 기사를 AI가 레터·웹툰·팟캐스트·영상 형식으로 재구성해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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