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 내 예금은 더 안전해질까
은행이 파산하거나 영업정지를 당해도,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돈을 내주는 제도가 예금자 보호 제도다. 이 제도가 필요한 이유는 '뱅크런' 때문이다. 은행이 위태롭다는 소문이 돌면 예금자들이 한꺼번에 돈을 찾으러 몰리고, 애초에 예금 일부만 대출로 굴리며 이자 수익을 내는 은행 구조상 이런 대규모 인출 요구를 다 감당할 여력이 없다. 실제로 몇 년 전 새마을금고가 부실 우려로 뱅크런 위기를 겪었던 사례가 있다.
그런데 현행 보호 한도인 5000만 원은 2001년에 정해진 뒤 24년째 그대로였다. 그 사이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2001년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지만, 보호 한도는 제자리걸음이었던 셈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꾸준했다.
이런 배경 속에 국회가 결국 움직였다.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보호 한도를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두 배 올리는 방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몇 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와 국내 새마을금고 위기가 논의에 속도를 붙인 계기가 됐고, 여기에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더해졌다.
한도가 오르면 예금자들은 더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고, 여러 은행에 자금을 쪼개 분산해두는 번거로움도 줄어든다. 뱅크런 위험 자체가 낮아지면서 금융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다만 공짜로 얻는 변화는 아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호 규모에 비례해 금융회사로부터 걷는 예금보험료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 부담은 결국 예금 이자를 낮추거나 대출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전체 예금 계좌의 98%가 애초에 5000만 원 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작 실질적 혜택은 소수의 고액 예금자에게만 돌아가고 부담은 모두가 나눠 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변수는 '머니무브'다. 보호 한도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자금이 옮겨갈 가능성이 커지는데, 실제로 예금보험공사 자체 연구에서도 저축은행 예금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렇게 이동한 자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같은 고위험 자산으로 흘러갈 경우, 오히려 금융 시스템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 한도는 두 배로 늘지만, 그 대가를 누가 어떻게 나눠 짊어질지가 다음 숙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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