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라는 건 절대 빨리되지 않는다. 시간에 투자해야 한다." 2일 유튜브 채널 '새멋TV'에 공개된 영상에서 존리 존리의부자학교 대표가 한 말입니다. 20대가 주식에서 손해를 봤다는 방송을 보고 막막하다는 60대 중반 여성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같은 시기, 통계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사는 규모가 다시 사상 수준으로 불어난 것입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33조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유가증권시장이 약 26조 원, 코스닥시장이 약 7조 원을 차지했습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모두 합한 것입니다. 내 돈이 아니라, 갚아야 할 돈으로 주식을 들고 있는 상태가 33조 원어치라는 뜻입니다.
이 숫자는 한동안 줄고 있었습니다. 지난달 초 증시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잔고는 27조 원대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반등하자 5조 원 넘게 다시 불어났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젊은 층의 증가세가 더 가파릅니다. 20·30대 신용융자 잔액은 2024년 말 1조 7,607억 원에서 2025년 6월 말 4조 1,943억 원으로 약 2.4배가 됐습니다. 20대는 같은 기간 약 2.5배, 30대는 약 2.4배로 늘었습니다. 반년 사이의 변화입니다.
빚으로 산 주식에는 정해진 결말 하나가 붙습니다. 반대매매입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기한 안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로 파는 것을 말합니다. 파는 시점과 가격을 투자자가 고를 수 없습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2025년 5월 7,076억 원에서 6월 1조 1,229억 원으로 늘었고, 7월에도 9,92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두 달 연속 1조 원 안팎이 투자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시장에 나왔다는 의미입니다.
관리 장치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의 기본예탁금이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높아졌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은 개별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이상으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김상훈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상위 10개 증권사 자료에 따르면, 관련 상품 보유액은 7월 31일 5조 3,827억 원에서 8월 7일 3조 294억 원으로 일주일 만에 43.7% 줄었습니다. 감소 폭이 가장 컸던 쪽은 30대(49.7%)와 20대(44.3%)였습니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은 6분의 1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문턱 하나에 가장 크게 흔들린 자금이 20·30대의 자금이었다는 뜻입니다.
증권사도 자체 관리에 나섰습니다. KB증권은 지난 6월부터 만 80세 이상 고객의 신용거래융자 한도를 최대 5억 원으로 제한했고, 신한투자증권은 고령·초보 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용·레버리지 투자 위험 안내와 투자 적정성 점검을 강화했습니다. 존리 대표는 원인을 금융 교육의 부재로 봤습니다. "많은 20대, 30대가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매일 수익률을 확인하는 습관도 경계했습니다. "100주 사놓고 매일매일 핸드폰 들여다보고 있다. 그건 도박이다"라는 것입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레버리지 투자가 개인의 손실뿐 아니라 반대매매를 통해 시장 변동성까지 키울 수 있다며, 특정 상품이 아닌 레버리지 상품 전반에 걸친 일관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대매매는 예고 없이, 내가 고르지 않은 가격에 실행됩니다. 신용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상환 기한과 담보 유지 비율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정보입니다. 존리 대표는 은퇴를 앞둔 투자자라면 투자 기간과 주식 비중을 고려해 레버리지 상품을 피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고, 퇴직연금을 미국 S&P500 상장지수펀드에 전액 넣는 것에 대해서도 "100%를 다 미국에만 투자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국내 주식 분산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부자는 절대 빨리되지 않는다"는 말의 반대편에, 반년 만에 2.4배가 된 20·30대의 빚이 놓여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