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하한가 뒤, 주인 없는 회사가 됐다] 538원. 코스닥 상장사 마이크로디지탈의 7월 3일 종가입니다. 이날도 29.95% 떨어져 사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회사는 최대주주가 바뀌었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런데 공시에 적힌 새 최대주주의 이름은 없습니다. 회사도 누가 새 주인인지 아직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7월 3일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마이크로디지탈의 최대주주가 '김경남 외 3인'에서 변경됐습니다. 변경 사유는 주식담보대출 계약에 따른 담보 제공 주식의 반대매매입니다. 반대매매는 담보로 맡긴 주식의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위해 그 주식을 시장에 강제로 파는 것을 말합니다. 변경 전 최대주주 측이 들고 있던 주식은 485만 908주, 지분율 25.87% 였습니다. 이 가운데 김경남 대표 단독 보유분이 373만 1,108주로 19.83%였습니다. 4분의 1이 넘던 지분이 시장으로 흘러 나갔습니다.
주가 흐름은 짧고 급했습니다. 지난달 28일 1,660원이던 주가는 31일 5.60% 내렸습니다. 이어 이달 1일과 2일 각각 29.99% 떨어져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3일에도 29.95% 하락해 538원으로 마감했습니다. 나흘 사이 주가의 67%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52주 최고가 1만 1,930원과 비교하면 95% 이상 낮은 수준입니다. 1만 원을 넘던 가격이 1년 안에 세 자릿수로 내려온 것입니다.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는 지난달 말 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올 상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내놓은 '의견 거절'이 지목됩니다.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재무제표에 대한 의견 표명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 의견 가운데 가장 부정적인 형태입니다. 이 공시 직후 주가가 하한가로 밀렸고, 담보가치가 기준선을 밑돌면서 반대매매가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담보로 잡혀 있던 주식이 시장에 풀리자 주가가 더 내려갔고, 낮아진 주가가 남은 담보의 가치를 다시 깎았습니다. 하락이 매도를 부르고 매도가 다시 하락을 부르는 구조가 사흘간 반복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대주주가 바뀐다는 공시는 보통 지분을 사들인 상대가 함께 등장합니다. 이번은 다릅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담보주식을 시장에 그냥 내다 파는 방식이어서, 지분을 넘겨받기로 약속한 특정 인수자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시의 '변경 후 최대주주' 칸이 비어 있습니다. 회사는 공시에서 "제출일 현재 2대주주에 대한 내역을 알 수 없어 추후 확인 후 정정공시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분을 잃은 쪽은 특정됐지만, 얻은 쪽은 아직 특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으로의 경로는 흩어진 물량이 어디로 갔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특정 세력이 이 물량을 사들였다면 새 최대주주가 드러납니다. 반대로 여러 투자자에게 분산됐다면, 뚜렷한 지배주주가 없는 상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회사의 정정공시가 나와야 확인됩니다. 한편 마이크로디지탈은 2002년 설립된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201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들어왔습니다. 기술특례상장은 수익성 요건을 채우지 못해도 기술력이 인정되면 상장을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빛을 이용한 자동 분석기기와 한 번 쓰고 버리는 세포배양 시스템·소모품이 주력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에 일회용 소모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회사의 지배구조는 공시 한 줄이 비어 있는 상태로 멈춰 있습니다. 누가 최대주주인지는 회사의 정정공시가 나온 뒤에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장사의 최대주주 변경 공시와 감사보고서 관련 공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거래소 공시 채널에서 원문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회사 설명이 아니라 공시 원문의 날짜와 문구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사흘 전 1,660원이던 주가가 538원이 되는 동안, 25.87%의 지분은 협상이 아니라 강제 매도로 주인을 떠났습니다. 그 주식이 지금 누구 손에 있는지는 아직 아무도 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대매매 터진 마이크로디지탈…최대주주 ‘공석’ [이런국장 저런주식]](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d8b5b3ebdd94745a9ca70a6f6966059_P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