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뉴욕, 두 총수가 같은 자리에 앉습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는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한 만찬에 함께 참석합니다. 이날 상을 받는 사람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입니다. 두 총수는 축하의 뜻을 전하는 자리에 직접 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계에서는 이 자리가 축하에서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행사는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연례 만찬입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미 협력 강화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밴 플리트상 수상자로 황 CEO를 선정했고, 이날 시상이 이뤄집니다. 삼성전자와 SK는 황 CEO가 이번 수상의 배경이 된 한미 협력의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고려해 양사 총수가 직접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총수는 황 CEO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경영진과 이 자리에서 만납니다.
밴 플리트상은 1995년 제정돼 올해로 30년째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으로 참전한 뒤 1957년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창립한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한 상입니다. 지미 카터·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이 상을 받았습니다. 이 회장에게는 선대회장인 고(故) 이건희 회장이 2006년 수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최 회장은 부친인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과 본인이 나란히 이 상을 받았다는 상징성을 고려해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계는 이번 만남에서 그동안 양측이 추진해온 사업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I 메모리와 로봇, 그리고 현실에서 움직이는 기기에 쓰이는 피지컬 AI가 거론되는 분야입니다. 특히 엔비디아가 조만간 출시할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HBM4 공급 확대가 논의 대상으로 꼽힙니다. HBM4는 AI 가속기에 함께 붙어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고성능 D램의 4세대 제품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 공급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빅테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D램 생산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시장 성적표는 아직 갈려 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HBM4 출하가 시작된 올해 2분기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33%였습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1위와의 격차를 크게 좁힌 수치입니다. 다만 같은 분기 SK하이닉스는 50%로 여전히 1위입니다. 두 회사가 같은 자리에서 같은 고객사를 만나지만, 놓인 위치는 다르다는 뜻입니다.
이번이 첫 만남은 아닙니다. 황 CEO는 지난 6월 방한 당시 삼성전자와 SK에 AI 메모리와 피지컬 AI, 로봇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확대할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억만장자 여름캠프'로 불리는 미국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접점을 넓혀왔고, 이번 행사 참석도 그 흐름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 확정된 사실은 28일 만찬 참석과 황 CEO의 밴 플리트상 수상입니다. HBM4 공급 물량이나 계약 조건은 아직 발표된 것이 없고, 협력 논의 가능성은 재계의 관측입니다. 뉴스를 볼 때 구분해서 읽을 지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베라 루빈이 실제로 출시될 때 HBM4를 누가 얼마나 공급하는지, 그리고 2분기에 33%와 50%로 나뉘었던 점유율이 다음 분기에 어떻게 바뀌는지입니다. 28일 뉴욕의 자리는 그 답이 나오기 전 단계입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25년 2분기 HBM 시장 점유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