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설명서가 종이에서 사라졌다 유한양행 오창공장은 지난해 폐기물 180.7톤을 줄였습니다. 대형 화물차 열 대분이 넘는 양입니다. 줄인 방법은 새 설비를 들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버리는 것을 다시 분류하고, 약 상자에서 종이 한 장을 빼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대통령 표창의 근거가 됐습니다.
유한양행은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8회 자원순환의 날' 행사에서 '순환경제 선도기업 대상' 유공단체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상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환경공단이 주관합니다. 폐기물 감량과 재활용 촉진에 기여한 기업에 주는 상입니다. 회사가 제시한 실적은 크게 두 갈래였습니다. 하나는 충북 오창공장의 폐기물 처리 지표, 다른 하나는 의약품 포장과 유통 과정의 자재 사용량입니다.
오창공장의 순환이용률은 2021년 대비 30.2% 개선됐습니다. 순환이용률은 발생한 폐기물 가운데 재활용 등 순환 방식으로 처리된 비율을 말합니다. 같은 기간 최종처분율은 17.2% 낮아졌습니다. 최종처분율은 매립하거나 소각해 버린 비율입니다. 두 숫자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재활용으로 돌아간 몫은 늘고, 땅에 묻거나 태운 몫은 줄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순환자원 인정제도를 적용해 지난해 감축한 폐기물이 180.7톤입니다.
회사가 오창공장에서 손댄 것은 폐기물 분류 체계였습니다. 폐기물은 섞이는 순간 재활용 경로가 막힙니다. 어떤 물질인지 특정되지 않으면 순환자원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남는 선택지는 매립이나 소각입니다. 반대로 배출 단계에서 종류별로 갈라놓으면 같은 양의 폐기물이라도 재활용으로 넘어가는 비중이 커집니다. 순환이용률이 오르고 최종처분율이 내려간 두 지표가 함께 움직인 배경입니다.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도 숫자가 바뀔 수 있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폐기물 감축은 보통 공장 이야기로 끝납니다. 이번 평가에서 함께 인정받은 쪽은 소비자가 직접 손에 쥐는 부분이었습니다. 유한양행은 주사제 제품의 종이 설명서를 디지털 설명서인 'e-라벨'로 대체했습니다. e-라벨은 종이 대신 디지털 형식으로 제공하는 의약품 설명서입니다. 일부 제품은 아예 포장 상자 겉면에 설명서 정보를 직접 표기했습니다. 포장재 구조도 이중에서 단층으로 간소화했고, 일부 제품에는 수축필름 포장을 도입했습니다. 상자 하나, 종이 한 장 단위의 조정이 제품 수만큼 곱해지는 구조입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해에 임직원의 자원순환 노력을 인정받아 더욱 뜻깊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제품 기획부터 생산과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의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순환경제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기획 단계부터 손대겠다는 것은, 만든 뒤에 처리 방식을 고민하는 방식과 순서가 다릅니다. 다만 이는 회사 측이 밝힌 계획이며, 이후 성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주사제 상자를 열었을 때 종이 설명서가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빠뜨린 것이 아니라 e-라벨로 바뀐 경우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포장 상자 겉면을 먼저 확인하면 됩니다. 일부 제품은 설명서 정보가 상자에 직접 인쇄돼 있습니다. 복용법이나 주의사항이 확인되지 않으면 처방한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문의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180.7톤이라는 숫자는 대형 설비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분류 기준을 다시 세우고, 상자 안 종이 한 장을 덜어낸 결과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