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팔아 집 산 돈, 처음 숫자로 잡혔다 주택을 사려면 그 돈을 어디서 마련했는지 적어 내는 서류가 있습니다. 2025년 2월 10일부터 이 서류에 항목 하나가 새로 생겼습니다. '디지털자산 매각대금', 즉 코인을 팔아 만든 돈을 따로 적는 칸입니다. 그 칸에 적힌 금액을 5개월 반 동안 모아보니 1,485억 원이었습니다. 그동안 짐작만 하던 '코인에서 부동산으로'가 처음 숫자가 됐습니다.
4일 김종양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주택취득 자금조달계획서 현황'에 따르면, 2025년 2월 10일부터 7월 말까지 주택 매입에 활용된 디지털자산 매각대금은 총 1,485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이 항목에 금액을 적어 낸 자금조달계획서는 1,688건이었습니다. 한 건당 평균 약 8,800만 원입니다. 코인을 처분한 돈이 주택 구입 자금의 한 축으로 신고된 사례가 다섯 달 반 사이 1,700건 가까이 쌓였다는 뜻입니다.
월별 금액은 한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2월 88억 원에서 3월 133억 원, 4월 323억 원, 5월 384억 원, 6월 414억 원으로 다섯 달 연속 늘었습니다. 2월은 열흘 뒤인 10일부터 집계가 시작된 달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3월과 6월을 비교하면 넉 달 만에 약 3배가 됐습니다. 같은 항목, 같은 기준으로 매달 쌓인 숫자가 이렇게 움직인 것은 이번이 처음 확인된 기록입니다.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을 살 때 구입 자금의 출처와 조달 방법을 항목별로 적어 내는 법정 서식입니다. 예금, 대출, 증여 같은 항목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코인을 처분한 돈을 적는 칸은 따로 없었습니다. 정부가 2025년 2월 10일부터 디지털자산 매각대금을 별도 항목으로 기재하도록 제도를 바꾸면서, 그동안 다른 항목에 섞여 있던 자금이 분리돼 집계되기 시작했습니다. 숫자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세는 칸이 생긴 것입니다.
돈이 향한 곳은 한쪽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주택 유형별로 아파트 구입에 투입된 금액이 1,332억 원으로 전체 디지털자산 매각대금의 약 90%였습니다. 나머지는 다세대주택 62억 원, 단독·다가구주택 55억 원, 연립주택 37억 원 순이었습니다. 매입가격별로는 15억 원 이상 주택에 사용된 금액이 952억 원으로 전체의 약 64%를 차지했습니다. 코인을 팔아 집을 사는 데 쓴 돈 3원 중 2원이 15억 원 이상 주택으로 들어간 셈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810억 원으로 전체의 약 55%였습니다. 40대가 509억 원으로 뒤를 이었고, 두 연령대를 합치면 1,319억 원, 전체의 약 89%입니다. 이어 50대 93억 원, 60대 이상 49억 원, 20대 22억 원 순이었습니다. 20대는 전체의 2%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가상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30·40대를 중심으로 코인 매각대금이 아파트와 고가주택 구입 자금으로 쓰이는 모습이 공식 통계에 처음 포착된 것입니다.
다섯 달 연속 늘던 금액은 7월에 꺾였습니다. 6월 414억 원에서 7월 142억 원으로, 전월보다 약 66% 줄었습니다. 4월 323억 원보다도 적은 수준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이번 자료는 월별 금액만 담고 있어 감소의 배경까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집계 기간이 다섯 달 반에 그친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추세로 읽을지, 한 달의 변동으로 볼지는 이후 달의 숫자가 쌓여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2025년 2월 10일 이후 주택을 사면서 코인을 처분한 돈을 보탰다면, 그 금액은 자금조달계획서의 '디지털자산 매각대금' 항목에 따로 적어야 합니다. 예금이나 다른 항목에 섞어 적던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서식 작성 방법과 제출 대상에 대한 안내는 국토교통부와 관할 지방자치단체 부동산거래 신고 담당 부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류에 칸 하나가 생기자, 보이지 않던 1,485억 원이 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