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는 올해 징병제를 되살렸습니다. 2008년 폐지한 지 18년 만입니다. 병력을 다시 모으기로 한 나라가, 이번에는 한국산 다연장로켓을 들이기로 했습니다. 발사대 18문에 유도탄을 포함해 약 6,860억 원 규모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서는 크로아티아 방산 시장에 처음 발을 딛는 계약입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8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와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 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계약 규모는 발사대 18문과 유도탄을 합쳐 4억 3,520만 유로, 약 6,860억 원으로 알려졌습니다. 납품은 2028년부터 2년에 걸쳐 이뤄집니다. 지금 계약을 해도 실제 장비가 크로아티아 포병 부대에 들어가는 것은 3년 뒤부터라는 뜻입니다. 다만 8일 체결은 아직 예정이며, 계약 조건은 업계를 통해 전해진 내용입니다. 확정 발표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천무는 최대 사거리 450㎞의 국산 다연장로켓입니다. 다연장로켓은 여러 발의 로켓을 한 발사대에서 연속으로 쏘는 무기 체계를 말합니다. 북한의 방사포와 로켓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돼 2015년 국군에 배치됐습니다. 운용할 수 있는 탄종은 여러 가지입니다. 사거리 80㎞의 239㎜ 유도탄과, 축구장 3개 면적에 해당하는 범위를 타격할 수 있다고 알려진 230㎜ 무유도탄 등입니다. 발사대는 최고 시속 80㎞로 이동하며, 화생방 공격 방호 기능도 갖췄습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크로아티아는 폴란드·에스토니아·노르웨이에 이어 천무를 운용하는 네 번째 유럽 국가가 됩니다.
크로아티아가 천무를 택한 배경으로는 전력 현대화가 꼽힙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고, 이웃 국가인 세르비아와의 갈등도 남아 있어 안보 불안이 커진 상황입니다. 숫자에도 그 방향이 드러납니다. 크로아티아의 지난해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2.01%인 18억 유로, 약 2조 8,364억 원이었습니다. 이를 2027년 2.5%, 2030년 3%, 2032년 5%까지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올해 되살린 징병제도 같은 흐름 위에 있습니다. 무기를 한 번 사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수년치 예산 증액을 전제로 전력을 다시 짜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크로아티아 포병 전력의 상당 부분은 구소련제였습니다. 122㎜ 다연장로켓 '불칸 M92'와 '그라드 BM-21' 같은 장비입니다. 업계는 이 노후 전력을 천무가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에 걸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유럽연합과 나토 회원국이지만, 포병 계통은 여전히 옛 동구권 장비로 채워져 있었다는 점입니다. 전력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왜 지금 나왔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다만 대체 규모나 교체 시점이 어디까지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발사대 18문이라는 숫자만 확인된 상태입니다.
크로아티아는 천무에 이어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도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천궁-Ⅱ는 날아오는 항공기나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공 체계로,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D&A)가 개발했습니다. 관심이 커진 계기로는 중동 상황이 꼽힙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천궁-Ⅱ로 이란 미사일을 다수 요격한 사례가 현지에서 주목받았다는 것입니다. 크로아티아는 LIG D&A와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는 계약이 아니라 검토 단계이며, 천무 계약과는 별개의 사안입니다.
이번 소식은 성격이 다른 세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8일 체결 예정인 천무 계약, 2028년부터 시작되는 납품 일정, 그리고 아직 논의 단계인 천궁-Ⅱ입니다. 같은 기사에 나오지만 확정 수준은 각기 다릅니다. 숫자로 확인된 것은 발사대 18문과 유도탄을 포함한 4억 3,520만 유로입니다. 나머지는 계획과 검토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8일 계약이 예정대로 체결되는지, 그리고 크로아티아의 국방비 증액 로드맵이 실제 예산으로 집행되는지입니다. 징병제를 18년 만에 되살린 나라의 선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