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은 줄이고 근육은 남긴다는 약 체중이 빠질 때 근육도 함께 빠집니다. 비만 치료제를 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한미약품이 스위스 제약사 로슈에 기술을 넘긴 후보물질 'HM17321'은 이 근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계약 규모는 최대 23억 달러입니다. 다만 이 물질은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 들어가기 전 단계입니다.
2025년 6월 10일 KB증권이 발간한 한미약품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로슈와 HM17321에 대해 계약금 1억 9,000만 달러를 포함해 최대 23억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습니다. 기술이전은 후보물질의 개발·판매 권리를 다른 회사에 넘기고 대가를 받는 방식입니다. KB증권은 이 물질 하나의 가치를 약 1조 101억 원으로 산정했고, 이를 반영해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기존 58만 원에서 65만 원으로 12.1% 올렸습니다. 목표주가는 증권사가 자체 모델로 계산한 추정치입니다.
HM17321이 체중 감소와 근육 증가 효과를 확인한 단계는 전임상입니다. 전임상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전, 세포와 동물 실험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살펴보는 단계입니다. 원문에 따르면 이 물질은 단독으로 쓸 때와 다른 약과 함께 쓸 때 모두 전임상에서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사람에게서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계약 규모와 개발 단계는 분리해서 봐야 하는 정보입니다.
KB증권이 주목한 지점은 물질의 형태입니다. HM17321은 항체가 아닌 펩타이드 기반 물질입니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이어진 작은 단백질 구조의 약물로, 항체 의약품보다 분자량이 작습니다. 그래서 단독 치료제로 쓰는 것뿐 아니라 다른 약과 섞은 복합제로 개발하기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KB증권의 분석입니다. 여기서 짝이 되는 약이 GLP-1 계열입니다. 오젬픽, 위고비처럼 현재 비만·당뇨 치료에 널리 쓰이는 주류 약물군입니다.
로슈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후발주자입니다. 이미 GLP-1 계열 약들이 시장에 자리를 잡은 뒤에 들어가는 입장입니다. KB증권은 바로 이 때문에 로슈가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할 카드로 HM17321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살을 빼면서 근육은 지킨다는 기전이 그 차별화 지점입니다. KB증권은 HM17321의 출시 5년 차 연간 매출을 약 17억 5,000만 달러로 추정했습니다. 출시 시점과 성공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추정치입니다.
한미약품의 후보물질은 HM17321 하나가 아닙니다. KB증권은 연내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와 함께,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HM15275와 에페거글루카곤의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임상 2상은 사람을 대상으로 약의 효과와 적정 용량을 확인하는 중간 단계입니다. KB증권이 평가한 한미약품 신약 파이프라인 전체 가치는 약 3조 5,000억 원입니다. HM17321 한 건이 그 가운데 1조 원 남짓을 차지하는 구조입니다.
신지훈 KB증권 연구원은 "로슈는 후발주자로서 비만 시장 침투를 위한 차별화 포인트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HM17321을 주요 옵션으로 개발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적응증이 노인성 질환으로 확장되거나 임상 성과가 입증될 경우 추정치 상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 문장이 조건문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적응증 확장과 임상 입증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그것이 전제될 때 숫자를 더 올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 확정된 사실은 계약금 1억 9,000만 달러와 최대 23억 달러라는 계약 규모입니다. 나머지 숫자 — 목표주가 65만 원, 물질 가치 1조 101억 원, 출시 5년 차 매출 17억 5,000만 달러는 모두 KB증권이 특정 가정 아래 계산한 추정치입니다. 확정치와 추정치를 나눠 읽는 것이 제약·바이오 기사를 볼 때 가장 실용적인 기준입니다. 근육을 지키면서 체중을 줄인다는 결과가 사람에게서도 나오는지는, 임상시험이 시작된 뒤에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한미약품, 로슈 기술이전으로 경쟁력 입증”…목표가 12% ‘쑥’ [줍줍 리포트]](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10/news-p.v1.20260910.371d76de0c54466da72b3564f0e4d5c4_P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