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다시 낸 인수 승인 신청서 지난 7월, 라포랩스는 SK스토아를 사겠다며 냈던 승인 신청을 스스로 거둬들였습니다. 심사가 진행되던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두 달 뒤, 같은 회사가 같은 기관에 다시 신청서를 냈습니다. 달라진 것은 신청서만이 아닙니다. SK텔레콤과 맺었던 계약 자체를 다시 썼습니다. 같은 거래를 두 번 신청한 이유는, 첫 번째 구조로는 통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라포랩스는 2025년 9월 11일 입장문을 내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SK스토아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최다액출자자는 회사에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한 주주를 말합니다. 방송사업자의 이 주주가 바뀌면 방송 관련 규제기관의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라포랩스가 SK스토아의 경영권을 넘겨받으려면 이 승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승인 없이는 계약을 맺었더라도 경영권이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번이 첫 신청은 아닙니다. 라포랩스는 앞서 같은 목적으로 변경승인을 신청했지만, 지난 7월 그 신청을 자진 철회했습니다.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SK텔레콤과의 거래구조를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철회 이후 라포랩스는 SK텔레콤과 협의를 거쳐 인수 거래구조를 변경했고, 새로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주식매매계약은 주식을 사고파는 가격과 조건, 절차를 정한 계약입니다. 계약을 새로 썼다는 것은 거래의 뼈대가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일반 기업을 인수할 때는 매도자와 매수자의 합의가 핵심입니다. 방송사업자는 다릅니다. SK스토아는 TV 홈쇼핑 사업을 하는 방송사업자이고, 방송사업자에게는 공적 책임이 요구됩니다. 그래서 주주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규제기관의 심사 대상이 됩니다. 누가 얼마를 들여 사는지, 그 뒤에 사업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7월의 철회와 9월의 재신청 사이에 거래구조가 조정된 것도 이 심사 구조 안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번 변경승인이 완료되면 라포랩스가 SK스토아의 경영권을 확보합니다. 다만 SK텔레콤이 완전히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수 이후에도 SK텔레콤은 SK스토아의 일정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 남습니다. 그 지분이 얼마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지분 구조는 변경승인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확정될 전망입니다. 즉 계약은 체결됐지만, 최종 소유 구조는 심사가 끝나야 드러납니다.
자금 조달 방식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라포랩스는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전액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고, 인수금융이나 외부 차입은 활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수한 회사를 담보로 돈을 빌려 값을 치르는 방식을 쓰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회사 측은 인수 후 SK스토아의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임직원의 고용 안정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송사업자에게 요구되는 공적 책임을 이행하면서 TV 홈쇼핑과 모바일 사업의 경쟁력을 결합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습니다. 여기까지는 라포랩스의 설명입니다.
이 거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계약이 체결됐고 신청서가 접수됐지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변경승인이 나오지 않으면 경영권은 이동하지 않습니다. 지분 구조도 그 심사 과정에서 확정됩니다. 지금 나온 숫자와 계획은 승인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두 달 전 스스로 신청서를 거둬들였던 회사가 다시 같은 문 앞에 섰습니다. 이번에는 계약서를 바꿔 들고 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