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10개월 만에 다시 넘은 4% "만약 미 연방준비제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에 밀려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경우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동시에 터져 나올 수 있습니다." 금융 업계 한 고위 관계자의 경고입니다. 이 말이 나온 1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4.014%로 마감했습니다. 4%를 넘긴 것은 2년 10개월 만입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도 함께 올랐습니다. 금리·물가·환율,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 세 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1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014%로 마감했습니다. 국고채는 정부가 돈을 빌리려고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시장이 요구하는 대가가 커졌다는 뜻입니다. 같은 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540%로 마감했습니다.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345.9원을 기록했습니다. 전일 대비 6.7원 오른 것으로, 그만큼 원화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3년물 금리가 4%를 넘겼던 마지막 날은 2023년 11월 1일이었습니다. 그때 수치는 4.071%였습니다. 이후 2년 10개월간 4% 아래에 머물렀던 금리가 다시 그 선을 넘은 것입니다. 10년물은 더 멀리 갔습니다.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물가도 방향을 바꿨습니다. 7월 2%대를 나타냈던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3.1%대로 다시 올랐습니다. 최근 초강세를 보였던 원화도 이날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최근 미국 국채금리 급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일(현지 시간) 4.964%를 기록했습니다. 5%에 근접한 수치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시장에서는 5%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배경에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다시 고조된 '3중 리스크'가 있습니다. 중동 전쟁, 재정 포퓰리즘, 관세 불확실성입니다. 유가도 함께 뛰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이것이 국내 소비자물가를 다시 밀어 올렸습니다.
통상 미국의 금리 동결은 달러 약세 재료로 읽힙니다. 달러 금리 매력이 줄어드니 달러 수요도 줄어든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 진단이 나옵니다. 연준이 정치적 압박에 밀려 동결한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이면, 오히려 불안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불안할 때 돈은 안전한 자산으로 몰립니다. 그 결과 달러 수요가 늘어나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금리 동결이 환율을 잡아주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FOMC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동결할지, 인하할지 결정하는 회의체입니다. 앞서 인용한 금융 업계 고위 관계자는 동결 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동시에 터져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미래대응기금을 일종의 재정안정기금으로 활용해 소방수로 투입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이는 현재까지 시장 일각의 제안 단계입니다.
이번 국면의 출발점은 국내가 아니라 미국 국채 금리입니다. 미국 10년물이 4.964%로 5%에 다가서는 동안 우리 3년물이 4%를 넘었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대로 돌아섰습니다. 그래서 지켜볼 순서도 정해집니다. 다음 주 FOMC의 결정, 그 뒤 미국 10년물 금리의 방향, 그다음 국내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입니다. 11일 하루에 함께 움직인 세 지표가 이번에도 같은 방향으로 가는지가 확인 지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