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은 4시간, 라인은 돌아갔다 11일 오후, HD현대중공업 작업장에서 4시간 동안 작업이 멈췄습니다.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 파업이었습니다. 그런데 회사 측은 같은 날, 상당수 조합원이 소속 라인 근무를 이어가 모든 공정 라인을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업은 시작됐지만 배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같은 날, 같은 현장을 두고 노사의 설명이 이렇게 어긋나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11일 오후부터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날을 기점으로 노조는 전 조합원의 동시 작업 중단을 독려하며 파업 강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반면 사측은 상당수 조합원이 소속 라인 근무를 지속하고 있어 모든 공정 라인이 정상 가동 중이라고 했습니다. 파업이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로 진행됐는지에 대해 노사의 설명이 갈리는 상황입니다. 즉 이날 파업은 생산을 세우는 단계라기보다, 교섭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압박의 성격이 강합니다.
이번 파업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노조는 이달 2일부터 대의원과 집행부, 부서별 순환 파업을 이어왔습니다. 소수 인원이 번갈아 작업을 멈추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11일, 전 조합원 4시간 동시 중단으로 방식을 바꿨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16일부터 18일까지는 파업 시간을 7시간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순환 파업에서 4시간으로, 다시 7시간으로. 사흘 단위로 한 계단씩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등을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리, 즉 쟁의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입니다. 실력 행사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은 갖춰져 있다는 뜻입니다. 사측은 전날 교섭에서 월 기본급 11만 원 인상과 격려금 1000만 원+200%, 상품권 50만 원 지급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습니다. 노조 요구안은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이고, 호봉 승급분은 여기에 별도로 붙습니다. 기본급 항목만 떼어 봐도 3만 9600원의 간격이 남아 있습니다.
3차 제시안은 2차 제시안과 비교해 기본급 인상액이 일부 늘었고, 상품권 50만 원 지급도 새로 추가됐다고 전해졌습니다. 앞선 안보다 조건이 나아졌는데도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노조 요구가 기본급 하나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구안에는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 공유, 휴가비·축하금 등을 통상임금에 산입하는 것, 신규 채용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지급 금액을 조정하는 항목과, 임금을 계산하는 기준 자체를 바꾸는 항목이 섞여 있는 셈입니다.
현재까지 부분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현실화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전면 파업으로 번질 경우 납기 지연 등의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 협상의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노사는 11일부터 매일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가 파업 시간을 늘려가는 동시에, 양측 모두 추석 연휴 전 타결을 목표로 이견을 좁히려 하고 있습니다. 압박과 교섭이 같은 주에 겹쳐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지금 지켜볼 날짜는 16일입니다. 이날부터 18일까지 파업 시간이 4시간에서 7시간으로 늘어날 예정이고, 그 전에 사측이 추가 수정안을 내놓을지가 타결의 관건으로 꼽힙니다. 11일 시작된 집중교섭은 매일 이어집니다. 11일 오후 멈춘 그 4시간이 7시간으로 늘어날지, 아예 0시간이 될지는 추석 연휴 전 며칠 사이에 결정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