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9월 14일 오후 1시 3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7.99포인트(2.72%) 내린 6,721.92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시각 우리금융지주는 1,600원(4.56%) 오른 3만 6,700원에 거래됐습니다. JB금융지주는 3.31% 오른 3만 2,800원, 하나금융지주는 2.69% 오른 14만 1,500원이었습니다. iM금융지주(2.38%), BNK금융지주(2.01%), 카카오뱅크(1.64%), 신한지주(1.59%), KB금융(1.41%)도 함께 올랐고, 기업은행은 0.48% 오른 2만 950원을 나타냈습니다. 은행 업종이 사실상 예외 없이 상승한 하루였습니다.
이날 지수 급락의 배경으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인공지능 산업의 속도 조절론이 함께 꼽혔습니다. 이 가운데 금리 요인은 은행에는 반대로 작용했습니다. 미국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3% 올라 시장 전망치 0.2%를 웃돌았습니다. 발표 직후 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69%에서 86% 수준으로 뛰었습니다. 미국 2년 만기 국채금리는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금리 상승이 성장주에는 부담이지만 은행에는 수익 기반이 된다는 구도가 하루 안에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은행의 수익성을 보는 지표는 순이자마진입니다. 이자로 벌어들인 돈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든 비용을 뺀 뒤, 이자를 받는 자산 규모로 나눈 값입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따라 오르고, 은행이 대출 공급을 조절하면 금리를 정할 때 은행 쪽 협상력이 커집니다. 은행권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대부분 소진한 상태에서 기본금리에 얹는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연 6%를 넘어섰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7%대까지 올랐습니다.
금리가 올랐다고 은행 실적이 곧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증권은 순이자마진 개선 효과가 올해 3분기보다 4분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순서가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예금금리에 먼저 반영되는 반면, 대출금리는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반영해 산출되는 코픽스가 움직이는 시점과 각 대출의 금리 재산정 주기를 거쳐 뒤늦게 오릅니다. 조달 비용은 이미 올랐는데 받는 이자는 아직 덜 오른 구간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이날의 주가 상승은 지금의 실적보다 다음 분기 이후를 반영한 움직임에 가깝습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보다 내년 이자이익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은행의 실적 개선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증권은 국내 은행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이 올해 예상 실적 기준 0.88배로 1배를 밑돌고, 내년 말 기준으로는 0.83배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보다 낮게 매겨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증권 계열사의 이익 감소를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가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다만 이는 증권사의 전망이며, 금리 경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개선된다는 말은, 대출을 받은 쪽이 내는 이자가 오른다는 말과 같은 사실의 다른 면입니다. 변동형 대출을 쓰고 있다면 확인할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내 대출금리가 코픽스에 연동되는지, 그리고 금리 재산정 주기가 언제 돌아오는지입니다. 이 주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른 시점과 내 이자가 오르는 시점은 어긋납니다. 대출 조건은 각 은행 영업점이나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상담센터(1332)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수가 2.72% 빠진 날 은행주만 오른 이유는, 그 인상분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시장의 계산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