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최근 라자드코리아를 비케이알 매각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습니다. 주관사는 매각 절차를 설계하고 인수 후보를 찾아오는 자문사입니다. 어피니티는 이미 올 상반기에 도이치증권을 주관사로 선임한 상태였습니다. 기존 주관사를 교체한 것이 아니라, 한 곳을 더한 것입니다. 후보군을 넓혀 멈춰 서 있던 거래를 다시 움직여 보겠다는 구상입니다.
어피니티는 2016년 VIG파트너스로부터 한국 버거킹을 약 2,1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사모펀드의 통상적인 보유 기간을 넘겨 투자 10년째입니다. 그사이 일본 사업은 먼저 정리했습니다. 2026년 2월 버거킹재팬을 785억 엔, 약 7,500억 원에 골드만삭스에 넘겼습니다. 한국 매각은 올 상반기 시작됐습니다. 도이치증권이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와 중견기업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일본 거래를 받아간 골드만삭스 등 해외 재무적투자자가 후보로 거론됐습니다. 재무적투자자는 사업 운영보다 투자 수익 실현을 목적으로 회사를 사는 쪽입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인수에 나서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새로 합류한 라자드가 앞세우는 것은 버거킹만이 아닙니다. 국내 버거킹 매장은 560개를 넘어섰습니다. 시장에서는 추가 출점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반면 비케이알이 국내 사업권을 가진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은 현재 32개입니다. 비케이알은 캐나다 본사로부터 한국 영업 권리를 확보해 2023년 말 서울 신논현역 인근에 1호점을 열었습니다. 라자드는 이 격차를 성장 여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버거킹은 이미 현금을 벌어들이는 사업, 팀홀튼은 아직 매장을 늘릴 수 있는 사업이라는 구도입니다. 그래서 겨냥하는 상대도 달라졌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종을 잘 아는 해외 식음료·소비재 기업, 즉 사업 시너지를 목적으로 회사를 사는 전략적투자자입니다.
비케이알은 2025년 매출액 8,922억 원, 영업이익 429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어피니티가 희망하는 매각가는 최대 1조 원 수준으로 전해집니다. 그런데 인수를 검토했던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적정 기업가치가 7,000억 원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재무적투자자는 인수 후 3~5년 안에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려 되팔아야 합니다. 이미 최대 실적을 낸 회사를 1조 원에 사면 더 끌어올릴 여지가 좁아집니다. 여기에 맘스터치, 프랭크버거 등 복수의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동시다발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몸값을 깎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같은 회사를 두고 계산이 갈립니다. 재무적투자자에게 비케이알은 3~5년 뒤 되팔 가격을 먼저 따져야 하는 매물입니다. 전략적투자자에게는 자기 사업과 붙였을 때 무엇이 생기는지가 기준입니다. 라자드가 해외 식음료 기업을 집중 공략하는 배경입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버거킹의 현금 창출력과 팀홀튼의 성장성을 앞세워 해외 F&B 기업에 전략적 시너지를 어필하는 것이 이번 거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해외 전략적투자자가 실제로 인수에 나설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거래를 볼 때 눈여겨볼 숫자는 매각가 1조 원이 아니라 매장 수 32개입니다. 버거킹 560개는 이미 채워진 숫자고, 팀홀튼 32개는 앞으로 채울 수 있다고 주장되는 숫자입니다. 파는 쪽이 값을 지키려면 이 32개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사는 쪽이 값을 깎으려면 버거킹의 출점 여력이 남지 않았다는 점을 들 것입니다. 앞서 인용한 IB 업계 관계자의 말이 가리키는 지점도 여기입니다. 매각가 1조 원과 7,000억 원 사이의 간격은, 결국 팀홀튼 매장이 몇 개까지 늘 수 있느냐로 메워지거나 벌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