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창 용적 20만㎥. 삼성중공업이 14일 계약 사실을 밝힌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4척의 크기입니다. 시장 표준형인 17만 4000㎥급보다 큽니다. 같은 물량을 옮길 때 왕복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입니다. 이 계약 한 건으로 삼성중공업의 올해 상선 수주액은 지난해 1년치를 넘어섰습니다.
삼성중공업은 14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선박 6척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형 LNG운반선 4척이 10억달러(약 1조 3730억원), 원유운반선 2척이 2억달러(약 2746억원)입니다. 합치면 6척, 12억달러, 약 1조 6476억원 규모입니다. 선주의 국적이나 회사명은 공개되지 않았고, 오세아니아 지역이라는 사실만 알려졌습니다.
올해 상선 부문 누적 수주액은 73억달러(약 9조 8170억원)입니다. 지난해 연간 상선 수주액 71억달러(약 9조 5495억원)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회사가 올해 잡았던 상선 수주 목표 57억달러(약 7조 6665억원)와 비교하면 28% 많은 수준입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18척, 원유운반선 14척, 컨테이너운반선 4척, 가스운반선 4척, 에탄운반선 2척입니다. LNG운반선 18척 안에는 해상에 떠서 LNG를 저장하고 다시 기체로 바꿔 육상에 공급하는 설비 1척이 포함돼 있습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은 표준선 환산톤수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늘었습니다. LNG운반선만 떼어 보면 상반기에 59척, 총 970만㎥가 발주됐습니다.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발주량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한 공급망 다변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발주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해양 부문에서는 바다 위에서 천연가스를 액화·저장하는 설비 2기를 44억달러(약 5조 9188억원)에 계약했습니다. 올해 해양 부문 목표 82억달러(약 11조 306억원)의 54%입니다. 조선과 해양을 합친 누적 실적은 44척·기, 117억달러(약 15조 7329억원)로, 연간 목표 139억달러(약 18조 6996억원)의 84% 수준입니다. 상선이 목표를 28% 초과했는데도 합산 달성률이 84%에 머문 배경에는 해양 부문의 진도가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대형 LNG운반선 수주는 선주의 장거리 수송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 요구와 편의성에 부합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량을 늘리기보다 단가를 보겠다는 설명입니다. 상선 목표를 이미 넘긴 상태에서 나온 회사 측 표현입니다.
조선사 수주액은 그해 매출이 아닙니다. 계약 시점과 배를 넘기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달성률은 부문별로 갈립니다. 삼성중공업처럼 상선과 해양 목표가 따로 있는 회사는 합산 수치만 보면 어느 쪽이 뒤처졌는지 드러나지 않습니다. 발주 흐름 자체를 확인하려면 클락슨리서치의 월간·반기 발주 집계를, 개별 계약은 회사 공시를 보면 됩니다. 이번 6척 중 4척인 20만㎥급 LNG운반선은, 왕복 횟수를 줄이려는 선주 수요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계약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