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0원에 산 코인, 1,400원에 쓰면 세금 1USDT를 1,350원에 사둔 뒤, 가격이 1,400원일 때 물건값으로 냈습니다. 이때 50원은 소득으로 잡힙니다. 정부가 직접 든 과세 예시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을 줄인 가상화폐로, 테더(USDT)가 대표적입니다. 시행까지 100여 일 남았습니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2027년 1월 1일부터 가상화폐를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에 세금이 붙습니다. 연간 손익에서 250만 원을 공제한 뒤 남은 소득에 20% 세율을 적용합니다. 지방소득세를 더한 실질 세율은 22%입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소득세법상 스테이블코인을 원화로 현금화하거나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할 때뿐 아니라, 상품·서비스 구매에 사용한 경우에도 발생한 차익이 과세 대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같은 날 "구체적인 기준은 연내 국세청 고시로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행 과세 체계는 2020년에 설계됐습니다. 당시 시장의 중심은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고파는 매매였습니다. 이후 스테이블코인과 스테이킹, 렌딩, 에어드롭에 디파이, NFT, 실물연계자산까지 거래 방식이 늘었습니다. 디파이는 블록체인 위에서 돌아가는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를, 실물연계자산은 부동산·채권 같은 현실 자산을 토큰으로 연결한 것을 말합니다. 소득이 생기는 방식이 서로 다른 만큼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스테이킹 보상이나 에어드롭처럼 직접 사지 않고 받은 자산은 취득 시점과 취득가액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세액을 좌우합니다.
세법은 투자 목적의 가상화폐와 결제에 쓰는 스테이블코인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달러 현찰을 낮은 환율에 사뒀다가 환율이 오른 뒤 쓰는 경우, 개인의 환차익에는 별도로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같은 달러 연동 자산인데 형태에 따라 취급이 달라지는 셈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들어오면 이용자는 결제할 때마다 취득가격과 사용 시점 가격을 비교해 손익을 계산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자동결제처럼 소액·다빈도 거래가 늘어나면 납세자의 계산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외 가격 차이도 과세소득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2024년 6월 19일부터 2026년 9월 10일까지 업비트의 USDT 가격을 해외 가격과 비교한 결과, 프리미엄은 평균 1.09%, 최고 8.55%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814일 가운데 599일은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았습니다. 달러 가치 변동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 얹힌 가격 차이까지 소득에 반영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2020년 당시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관련 소득을 주식·채권과 분리해 기타소득으로 분류했습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손실 이월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첫해 20만 원을 잃고 이듬해 50만 원을 벌면 경제적 순이익은 30만 원이지만, 세법상 이듬해 소득은 50만 원으로 계산됩니다. 반면 해외에 상장된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는 해외 주식 양도소득 체계가 적용돼, 같은 과세기간 안에서 다른 해외 주식·ETF 양도차익과 손실을 상계할 수 있습니다. 국내 상장주식은 금융투자소득세가 시행 전 폐지되면서 소액주주 양도차익이 원칙적으로 과세되지 않습니다.
실무에도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을 통해 들어온 가상화폐는 취득 시점과 취득가를 검증할 공적 체계가 없다"며 취득가액이 확인되지 않는 거래가 하나라도 포함되면 양도차익 산정 자체가 곤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비거주자 과세도 변수입니다. 한국이 체결한 조세조약 상당수에 가상화폐 관련 소득 분류가 없어, 원천징수·환급 과정의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지급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 투자 목적의 거래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형일 후보자는 기타소득 분류가 소득포괄적 과세와 납세협력비용 완화 측면에서 적절하다는 입장입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기록입니다. 결제에 쓴 스테이블코인도 취득 시점과 취득가격이 확인돼야 차익을 계산할 수 있고,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을 거친 자산은 이를 검증할 공적 체계가 아직 없습니다. 거래 유형별 세부 기준은 연내 국세청 고시로 공표될 예정입니다. DAXA는 기본공제 한도 상향과 최소 5년 이상의 손실 이월공제를 요구하고 있고, 업계 일부는 제도 정비가 늦어질 경우 시행 시점의 추가 유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1,350원에 산 1USDT로 1,400원어치를 결제하는 순간, 그 50원이 소득으로 잡히는지는 결국 기록으로 갈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