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5억 원을 빌려 산 주식, 이달 말이 만기다 "개인이 5000억 원의 대출을 일으켜 이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가 15일 전한 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개인은 한미사이언스의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입니다. 한미약품 전직 임원 3명이 신 회장을 경찰에 고발했고, 시장은 고발 내용보다 그가 짊어진 대출 잔액을 먼저 들여다봤습니다. 5,365억 원, 그 절반 이상의 만기가 이달 말에 몰려 있습니다.
15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전직 임원들은 최근 경찰에 신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냈습니다. 근거로 제시한 것은 한양정밀과 관계 회사의 감사 보고서, 공시 자료입니다. 고발인들은 신 회장이 한양정밀의 자금과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한양정밀이 금융자산을 팔고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확보한 자금을 신 회장이 배당금으로 받아갔고, 특정 업체를 통한 설비 투자·원재료 매입 거래로 회사 자금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단기 대여금, 즉 회사가 짧은 기간 빌려주는 돈이라는 명목으로 자금을 반복해 인출했고 2024~2025년에는 그 돈으로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취득했다는 주장도 담겼습니다. 신 회장 측은 이번 의혹 전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받은 총 대출은 약 5,365억 원입니다. 신 회장 개인 명의가 3,272억 원, 한양정밀 명의가 2,093억 원입니다. 조달 방식은 주식담보대출과 교환사채(EB) 발행이었고, 돈을 댄 곳은 NH투자증권·하나증권·한국증권금융입니다. 이 규모의 차입에는 비용이 따릅니다. 신 회장은 연 수백억 원에 달하는 이자를 부담하면서도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지분을 지키는 대가를 이자로 치르는 구조가 몇 년째 이어져 온 셈입니다.
주식담보대출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는 방식입니다. 여기에는 반대매매라는 장치가 붙습니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하거나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가 정해진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증권사가 그 지분을 강제로 팔아 대출금을 회수하는 제도입니다. 신 회장이 담보로 내놓은 것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식입니다. 즉 지분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의 담보가 바로 그 지분입니다. 주가가 흔들리면 담보 가치가 줄고, 담보 가치가 줄면 대출 조건이 조여집니다. 시장이 이번 고발을 지분 구조의 문제로 읽은 이유입니다.
총 대출 5,365억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달 말 만기를 맞습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식을 담보로 하나증권에서 빌린 약 1,362억 원, 한미약품 주식을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1,500억 원입니다. 합치면 약 2,862억 원입니다. 시장에서는 이 가운데 하나증권 자금을 더 주목합니다. 지난 8월 초 대주주 간 지분 거래 과정에서 활용된 자금이어서, 성격상 만기 연장 조건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발과 반대매매 사이에는 여러 단계가 놓여 있습니다. 고발은 수사의 시작일 뿐 결론이 아니고, 신 회장 측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유죄가 확정되고 그에 따라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유동성이 막혀 증권사가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것도 아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경고등이 켜진 이유는 담보 여력이 이미 얇다는 데 있습니다. 신 회장은 금융권 주식담보대출을 최대로 활용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새로 끌어올 여유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만기가 한 달에 몰렸고, 그 위에 고발이 얹혔습니다.
대주주가 자기 회사 주식을 담보로 얼마를 빌렸는지는 추측이 아니라 확인 대상입니다. 담보 계약 내역과 대출 규모, 담보로 잡힌 주식 수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됩니다. 이번 5,365억 원이라는 숫자도 그 공시에서 나온 것입니다. 관심 있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볼 때, 지분율만이 아니라 그 지분이 무엇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함께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의 말은 유죄나 반대매매를 단정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5,000억 원대 차입을 개인이 오래 유지하기는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유동성 문제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었습니다. 이달 말 만기가 그 관측의 첫 시험대입니다.
![고발당한 대주주 신동국…과징금시 한미사이언스 반대매매 ‘경고등’ [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15/news-p.v1.20260312.1e1c8e4329ef49c49683ea7e973a3d1d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