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이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이고 보상을 확대하겠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5일 국무회의에서 한 말입니다. 이날 보고된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 방안'에는 새로 짓는 송전선 구간의 약 45%에서 철탑을 새로 세우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대신 이미 서 있는 선로와 합칩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5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방안에 따르면, 새로 지어지고 있는 345킬로볼트 송전선 2,169㎞ 구간 중 약 45%는 기존 선로와 통합해 철탑 수를 줄입니다. 345킬로볼트 송전선은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먼 지역까지 옮기는 고압 설비입니다. 주거지처럼 사람이 몰려 사는 곳 주변은 선로를 땅에 묻는 지중화 공법을 우선 적용합니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춰 전력망을 제때 짓기 위해 주민 반발을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통합 공법이 우선 적용되는 곳은 7개 선로입니다. 신광주-신임실, 신장성-신정읍, 광양-신장수, 신장수-무주영동, 무주영동-신서원, 신서원-신진천, 신해남-신장성 구간입니다. 모두 345킬로볼트 설비로, 호남에서 만든 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선로입니다. 이 선로들에 필요한 철탑은 당초 4,723개로 추산됐습니다. 기존 선로와 통합하면 2,214개, 전체의 46.7%를 줄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새로 놓는 2회선 송전선이 기존 2회선 선로 근처를 지나야 할 경우, 새 선로를 4회선으로 짓고 기존 선로는 철거합니다. 회선은 전기가 흐르는 회로 한 벌을 뜻합니다. 두 벌씩 나눠 걸려 있던 전선을 한 철탑에 네 벌로 모으는 셈입니다. 4회선 철탑은 2회선보다 건설 비용이 비싸고, 여기에 기존 선로 철거 작업까지 붙습니다. 그래도 주민 반대로 인한 공사 지연을 막을 수 있다면 더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중화는 선로를 도로나 제방 등에 묻는 방식입니다. 인구가 밀집한 곳, 철탑 때문에 경관 훼손 문제가 크게 불거지는 곳에 적극 적용할 방침입니다. 전력설비가 몰리는 345킬로볼트 변전소 반경 2㎞ 지역도 신규 설비 계획에 지중화를 우선 반영합니다. 국가유공자 마을이나 문화재와 인접한 송전선은 계획 자체를 수정해 선로를 우회하기로 했습니다.
주민 지원 제도는 이미 있었습니다. 지금도 송전망이 지나는 곳의 지방정부에는 송전선 1㎞당 최대 20억 원의 지원금을 배정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동안은 지방정부가 주민 복지 명목으로 집행해, 주민이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기후부는 이 지원금 중 최대 3분의 2를 마을 단위 수익 사업인 햇빛소득마을 조성에 쓸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세대별 연 340만 원은 확정된 금액이 아닙니다. 정부 관계자는 5개 지방정부를 지나는 약 73㎞ 구간의 주변지역 83개 마을에 사업을 실시한다고 가정했을 때 세대별 평균 연 340만 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가정에 따른 추산치입니다. 지원금 용도를 바꾸려면 법 개정이 먼저입니다. 자기 마을이 위 7개 선로 경과지에 포함되는지, 그리고 지중화 우선 적용 대상인지를 먼저 확인해 두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김 장관은 "사업 시작 단계부터 주민 의견을 충실히 듣는 방식으로 정책을 바꾸겠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