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5%를 봤는데도, 코스피는 다시 올랐다 "10년물 금리 5% 도달을 증시 추세 훼손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이 15일 내놓은 진단입니다. 간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5%를 넘어섰고, 뉴욕에서는 반도체 대형주가 3~5%씩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날 코스피는 20포인트 내리고 시작한 뒤,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방향을 바꿨습니다. 시장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15포인트(0.30%) 내린 6664.22포인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오전 9시 38분을 기점으로 상승 전환했습니다. 개장 직후 하락 출발한 지수가 8분 만에 방향을 되돌린 것입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됐습니다. 오전 9시 30분 기준 삼성전자는 1250원(0.40%) 오른 25만 250원, SK하이닉스는 1만 1000원(0.65%) 높은 170만 8500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KB금융(-2.15%), 두산에너빌리티(-1.49%), 삼성전기(-1.05%), LG에너지솔루션(-0.43%)은 하락폭을 키웠습니다.
이 흐름은 하루 전 뉴욕 장과 비교해야 의미가 보입니다. 간밤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0.6% 하락 마감했습니다. 개별 종목의 낙폭은 더 컸습니다. 마이크론이 5.3%, 샌디스크가 5.0%, 엔비디아가 3.4% 떨어졌습니다. 미국 반도체 대형주가 이만큼 밀린 다음 날이라면, 같은 업종 비중이 큰 국내 증시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소폭 오른 채 거래됐습니다. 지수 하락이 제한적으로 이뤄진 셈입니다.
간밤 미국 증시를 누른 요인은 두 개로 정리됩니다. 하나는 금리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돌파했습니다. 국채 금리는 위험을 지지 않고 받을 수 있는 이자에 가깝습니다. 이 이자가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위험한 자산의 매력은 줄어듭니다. 다른 하나는 이른바 AI 속도 조절론입니다. 12일(현지시간)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AI 모델의 능력을 개선하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AI 개발 속도를 두고 개발사 대표가 직접 제동을 언급한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겹치면서 기술주 투자 심리가 냉각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수급을 보면 매도 자체는 분명했습니다. 개장과 동시에 외국인이 988억 원, 기관이 230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그럼에도 지수가 버틴 이유는 반대편에 있었습니다. 개인이 1170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하락을 방어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규모를 개인 매수가 넘어선 구도입니다.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준이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베팅이 나오면서, 장 초반의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한 채 마감했습니다. 팔 이유와 기다릴 이유가 같은 장 안에 함께 있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0년물 금리 5% 도달을 증시 추세 훼손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주 후반에 예정된 9월 FOMC에서의 시장금리 안정 여부를 확인하고 포지션 조정에 나서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FOM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기준금리 인상과 동결, 인하를 의결합니다. 이번 주 후반 결과가 나옵니다. 즉 지금의 보합세는 방향이 정해진 상태가 아니라, 결정을 기다리는 상태로 읽힙니다.
이날 장의 성격은 '하락'도 '반등'도 아닙니다. 판단 보류입니다. 국채 금리 5%라는 숫자와 AI 개발 속도 논쟁이 동시에 나왔지만, 연준의 결정 윤곽이 잡히지 않은 탓에 시장은 관망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확인해야 할 것은 종목별 등락보다 두 가지입니다. 9월 FOMC의 금리 결정, 그리고 그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안정되는지 여부입니다. 20포인트 하락으로 시작한 지수가 8분 만에 되돌아선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습니다.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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