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도 철강도 전선도, 같은 자리에 멈춰 섰다 15일 포스코 노사는 교섭 테이블에 다시 앉았습니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일정을 마쳤습니다. 양측은 자정까지 대화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담판이 무산되면 16일 오전 7시부터 120시간 부분파업이 시작됩니다. 같은 날, 조선소와 전선 공장에도 쟁의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11일과 14일, 15일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습니다. 16일부터 18일까지는 쟁의 시간을 하루 7시간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전면파업이 아니라 부분 쟁의를 택했습니다. 파업으로 일하지 않은 시간에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임금 손실은 줄이면서 압박 수위는 가능한 최대치로 올리는 방식입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6월 상견례 이후 매일 교섭을 이어왔습니다. 그런데도 기본급 인상 폭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여름철 쟁의인 하투가 가을철 추투로 넘어온 셈입니다. 한화오션 노조도 사측의 기본급 9만 5,000원 인상안을 거부하고,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을 번갈아 벌이고 있습니다. 추석 이후에는 연대 파업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조선업계의 갈등이 개별 사업장 단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왜 하필 기본급에서 막히는 걸까요. 각종 수당이 기본급에 연동돼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급이 얼마 오르느냐에 따라 수당까지 함께 움직입니다. HD현대중공업 사측은 기본급 11만 원 인상과 격려금 200%+1,050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기본급에서 벌어진 차이는 3만 9,600원입니다. 이 금액이 좁혀지지 않아 석 달째 교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포스코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기본급 대비 격려금 600%를 요구합니다. 사측은 기본급 2.0% 인상안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여기에 협력사 직고용에 따른 조합원의 반발과 노조 선거가 변수로 맞물려 있습니다. 노조는 9일 벌인 48시간 1차 부분파업에서 지침을 따르지 않은 조합원에 대한 징계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내부 갈등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선업계에서는 국내 1위 LS전선이 노조 설립 37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놓였습니다. 배경은 부진이 아니라 호황입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급증했습니다. 노조는 그 실적에 걸맞은 보상이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16일 강원 동해와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엽니다.
16일이 세 곳의 분기점입니다. 포스코는 오전 7시부터 120시간 2차 부분파업에 들어갈 예정이고, HD현대중공업은 7시간 쟁의를, LS전선은 출정식을 예고했습니다. 포스코 2차 파업에는 제철소 공정의 핵심인 열연 생산라인 일부가 포함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120시간 파업이 끝나면 곧바로 추석 연휴와 노조 선거가 이어집니다. 다만 15일 자정까지 대화 창구는 열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