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중소기업 연구원 가운데 지방에 있는 사람은 셋 중 한 명꼴입니다. 2023년 기준 32.5%였습니다. 정부는 이 쏠림을 줄이려고 연구인력 채용지원 사업의 지방 몫을 60%로 못 박아뒀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이 내년부터 통째로 바뀝니다.
16일 관계 기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신진·고경력 연구인력 채용지원 사업을 내년부터 '신성장 연구인력 채용지원 사업'으로 통합·개편합니다. 연구 경력에 따라 청년 연구자와 숙련 연구자를 나눠 인건비를 지원하던 두 갈래를 하나로 묶는 것입니다. 동시에 신규 지원 대상을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 이른바 4대 신성장 분야 기업에서 우선 선정합니다. 지금까지는 분야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이 사업의 모태는 2004년 시작된 '중소기업 석박사급 연구인력 고용지원사업' 입니다. 부설연구소나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둔 중소기업이 연구자를 채용하면, 정부가 3년간 인건비의 최대 50%를 지원합니다. 기업이 사람을 뽑으면 정부가 곧바로 급여를 나눠 부담하는 직접 매칭 방식이어서, 현장 체감도가 높은 정책으로 꼽혀 왔습니다. 지방 몫도 계속 늘려 왔습니다. 작년까지 50%였던 지방 쿼터를 올해 60%로 올렸습니다.
변화의 배경에는 중기부의 새 기조가 있습니다. 중기부는 지난 8월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하며, 매년 4대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300곳을 선정해 연구개발·사업화·금융·수출·인력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인력 채용지원 사업도 그 패키지의 한 칸으로 들어가는 셈입니다. 중기부 관계자는 "4대 신성장 분야 기업을 키운다는 취지에 맞춰 연구인력 채용지원 사업도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은 현재 마련 중입니다.
예산은 늘지 않습니다. 내년 예산안에 편성된 신성장 연구인력 채용지원 사업비는 227억 원으로, 올해와 같습니다. 올해 신규 선정 과제는 신진 260개, 고경력 85개로 총 345개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내년에 뽑을 혁신기업 300곳을 모두 지원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문제는 지방 몫입니다. 혁신기업 300곳 선정에 지방 쿼터를 둘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연구인력 채용지원 사업의 지방 지원 규모도 불확실해졌습니다. 4대 신성장 분야에 해당하지 않는 지방 기업이 신규로 들어갈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산을 무한정 늘릴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선택과 집중으로 혁신기업을 키운다는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중소기업 연구인력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예산 자체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기부도 부작용을 줄일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지역에 따라 지원 금액을 차등화하거나, 4대 신성장 분야를 먼저 지원한 뒤 남은 예산을 지방에만 배정하는 방식이 거론됩니다.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증액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이미 지원받고 있다면 당장 끊기지는 않습니다. 지원 기간이 3년이어서, 작년과 올해 선정된 연구인력은 4대 신성장 분야가 아니더라도 내년에 지원이 이어집니다. 바뀌는 것은 내년에 새로 신청하는 경우입니다. 연구소나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두고 연구자 채용을 계획 중인 지방 중소기업이라면, 지방 쿼터와 지역별 차등 지원 방안이 어떻게 확정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지방 연구원 비중 32.5%라는 숫자를 만들어 온 것이 바로 이 60%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