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된 건물값 446억, 법원이 청구서를 인정했습니다 180억 원을 들여 지은 건물이 2년 만에 사라졌습니다. 2020년 6월, 북한은 개성공단에 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정부는 그 피해를 446억 원으로 계산해 청구서를 냈습니다. 2026년 9월 16일, 법원이 그 청구서를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재판장 김형철 부장판사)는 16일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446억 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정부가 청구한 금액이 깎이지 않고 그대로 인정된 1심 결론입니다. 청구액은 두 항목으로 나뉩니다. 연락사무소 자체 피해액 102억 원, 그리고 폭파로 함께 손상된 종합지원센터 건물 등의 피해액 344억 원입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이 나왔고, 그해 9월 개성공단에 남북공동연락 사무소가 문을 열었습니다. 우리 예산 약 180억 원이 건설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2020년 6월, 북한은 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내세운 명분은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였습니다. 합의로 세운 건물이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철거된 것이 아니라, 폭파로 없어진 상황입니다.
배상 책임을 따지는 지점은 소유 관계였습니다. 사무소가 서 있던 토지는 북한 소유입니다. 그러나 건물을 짓는 비용은 우리 정부 예산에서 나갔습니다. 정부는 이 점을 들어, 토지가 북한 소유라 해도 우리 예산이 투입된 건물을 폭파한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므로 배상 책임이 분명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가 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3년 6월입니다.
폭파된 대상은 연락사무소였지만, 금액이 더 큰 쪽은 사무소가 아닙니다. 사무소 피해액은 102억 원, 함께 손상된 종합지원센터 건물 등의 피해액은 344억 원으로 산정됐습니다. 3배가 넘습니다. 건설비 180억 원이 들어간 건물 하나의 폭파가, 그 몇 배에 달하는 인접 시설 피해로 이어진 셈입니다. 청구액이 건설비의 2배를 넘긴 이유입니다.
소송을 냈지만 재판은 바로 열리지 못했습니다. 북한에 소송 서류를 전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막힌 지점을 푼 것은 공시송달이었습니다. 소송 서류를 상대에게 직접 전할 수 없을 때, 법원 게시판 등에 공고하는 것으로 전달 효력을 인정하는 절차입니다. 법원은 2024년 12월 정부의 공시송달 신청을 받아들였고, 2025년 4월 정식 재판이 열렸습니다. 소송 제기부터 1심까지 약 3년 3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번 판결은 개인이 아닌 정부가 북한을 직접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첫 사례입니다. 그동안 북한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판단이 아니라 절차, 즉 서류를 전달할 방법이 없다는 문제였습니다. 공시송달이 받아들여지면 상대가 응하지 않아도 재판 자체는 진행될 수 있습니다. 2020년 6월 사라진 건물의 값이, 6년 뒤 법원 판결문에 446억 원이라는 숫자로 적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