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9주까지, 병원에서 약을 받는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 제도적 공백이 이어지면서 일부 여성은 위험한 방법에도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9월 16일 국가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한 말입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먹는 인공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을 임신 9주 이하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헌재 결정이 나온 지 7년 만에 나온 정부의 구체적인 도입 방식 언급입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16일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임신 9주 이하를 대상으로 인공임신중지 약물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프진은 수술이 아닌 복용 방식으로 인공임신중지 에 쓰이는 약물입니다. 한 총리는 "특히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관해서만큼은 문제가 생긴 뒤에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2019년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을 곧바로 없애는 대신 국회가 고치라고 요구하는 형식의 결정입니다. 그러나 이후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기준이 없는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한 총리는 이 기간을 "제도적 공백"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대통령도 이 문제를 언급했고, 한 총리는 이번 발언에서 "안전하고 현실적인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총리가 밝힌 방식은 두 단계입니다. 초기 2년은 병원에서 처방과 조제가 함께 이뤄집니다. 약을 받는 곳과 진료를 받는 곳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후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 의사가 처방하고 약국에서 조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확대하는 방안이 마련됩니다. 한 총리는 "필요한 여성이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안전한 의료체계 안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번 발언은 도입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는 단계입니다. 한 총리도 "필요한 입법과 제도 정비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헌재 결정 이후 7년간 공백이 이어진 이유에 대해 한 총리는 "더 이상 찬반 논쟁 속에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즉 발표 그 자체로 처방이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제도 정비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도입 반대론에 대해 한 총리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우려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인공임신중지에 대한 권장이라기보다는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취지를 폭넓게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정부가 약물 도입의 목적을 '선택의 확대'가 아니라 '안전 확보'로 설명한 대목입니다.
한 총리는 이날 다음 주 시작되는 추석 연휴 대책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정부는 분야별 주요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점검하고, 연휴 기간에는 24시간 상황관리체계를 가동합니다. 귀향하지 않는 1인 가구가 집중 거주하는 지역은 순찰과 치안 활동을 강화합니다. 겨울철 가축전염병 대책도 나왔습니다. 계란 등 공급 영향이 큰 대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출입 차량·인력 사전등록제를 실시하고, 내년부터는 농장 방역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다는 내용입니다.
지금 확정된 것은 '방식'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대상은 임신 9주 이하, 초기 2년은 병원에서 처방과 조제가 함께 이뤄지는 구조가 검토됩니다. 다만 아직 입법과 제도 정비가 남아 있어, 발표 시점에 곧바로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국회에서 관련 입법이 언제, 어떤 내용으로 이뤄지는지입니다. 한 총리가 말한 "위험한 방법에 의존하는 현실"이 실제로 줄어드는지는 그 이후에 확인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