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1억, 이익 1억인데 세금은 2145만 원 2027년에 1억 원을 잃고, 이듬해 1억 원을 벌었다고 가정해봅니다. 두 해를 합친 실제 손익은 0원입니다. 그런데 세법상 2028년 이익 1억 원은 그대로 과세 대상이 됩니다.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9,750만 원에 22%를 적용하면 납부세액은 2,145만 원입니다. 예외적인 계산이 아니라, 현행 과세 설계에서 그대로 나오는 결과입니다.
9월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2027년 1월 1일부터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됩니다. 연간 이익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금액에 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한 22%가 적용됩니다. 과세 대상은 전체 투자자 1,326만 명입니다.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의 상당 부분이 한 번에 새로운 세목 안으로 들어오는 셈입니다. 시행일까지 남은 기간에 세부 기준이 어디까지 정리되는지가 관심사입니다.
반발은 국회 청원으로 나타났습니다. 2026년 8월 21일 공개된 '코인과세 2년 유예에 관한 청원'은 2주 만에 동의자 5만 명을 넘겨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습니다. 앞서 2026년 5월에는 과세 폐지 청원이 5만 908명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넉 달 사이 5만 명 규모의 청원이 두 번 성립한 것입니다. 요구의 내용은 '폐지'에서 '2년 유예'로 바뀌었습니다. 청원인들은 과세 자체보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의 취득가액, 즉 자산을 산 가격을 확인하는 체계와 신고·납부 인프라를 먼저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은 연도 간 손익 통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한 해에 발생한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차감해 과세표준을 줄여주는 이월결손금 공제가 현행 설계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앞의 사례처럼 2년간 실질 손익이 0원이어도 이익이 난 해의 1억 원 전체가 과세 대상으로 남습니다. 손실은 그 해에서 끝나고, 이익만 다음 해로 계산에 잡히는 구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과세의 형평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가상자산 투자자의 85%가 보유 자산 500만 원 미만이라며, 대부분 투자자의 세 부담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득 파악도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국내 거래소 이용자는 거래소가 국세청에 제출하는 거래명세서로 확인되고, 해외 거래소 이용자는 CARF를 통해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CARF는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나라끼리 자동으로 주고받는 국제 과세 협력 체계입니다.
업계는 다르게 봅니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에서 국내로 이전된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검증하는 체계가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반박입니다. 산 가격이 확인되지 않으면 이익 규모 자체가 달라집니다. 업계는 대안으로 기본공제 확대와 최소 5년간 손실 이월공제 도입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과세 시행 전까지 거래 유형별 기준과 손실 처리 방식을 얼마나 구체화할 수 있을지가 최대 쟁점으로 남았습니다.
과세는 보유 자체가 아니라 연간 이익에 붙습니다. 기본공제 250만 원을 넘지 않는 이익이라면 과세표준이 생기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익이 큰 해가 있다면, 그 전해의 손실은 현행 설계에서 차감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2년 유예 청원이 상임위 회부 요건을 충족했으므로, 이월공제와 취득가액 확인 기준이 국회 논의에서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실제 세 부담을 가릅니다. 1억 원을 잃고 1억 원을 번 투자자가 2,145만 원을 내는지 여부는, 시행일 전까지 그 논의에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