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개월 만에 열린 아홉 번째 문 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처음 신청한 것은 2025년 7월입니다. 그 안건은 올해 4월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직전에 회의 목록에서 빠졌습니다. 그리고 2026년 9월 16일, 같은 위원회가 이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신청서를 낸 지 약 1년 2개월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심사가 멈춰 섰던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9월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에서 메리츠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과 단기금융업무 인가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단기금융업무가 곧 발행어음 사업입니다. 최종 인가는 이달 23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종 인가를 받으면 메리츠증권은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키움·하나· 신한투자·삼성증권에 이어 아홉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됩니다.
시간 순서로 보면 흐름이 분명해집니다. 2025년 7월 인가 신청, 2026년 4월 증선위 심의 예정, 그러나 돌연 안건 제외, 그리고 2026년 9월 16일 의결입니다. 당초 예정대로였다면 올해 봄에 결론이 났을 사안이 다섯 달 가까이 미뤄진 셈입니다. 신청 자체가 반려된 것이 아니라, 심사 절차가 중단된 상태로 수개월을 보냈다는 점이 이번 의결의 배경입니다.
발행어음은 고객을 수취인으로, 증권사를 지급인으로 해 1년 이내의 사전 약정된 수익률로 발행하는 어음입니다. 증권사는 이렇게 고객에게서 조달한 자금을 투자 자금으로 활용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인가가 곧 자금 조달 창구인 이유입니다. 발행 한도는 증권사 자기자본의 200%입니다. 2026년 상반기 말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별도 기준 8조 3,495억 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최대 약 16조 7,000억 원까지 조달할 수 있습니다.
인가 신청이 접수됐는데도 심사가 진행되지 않은 데에는 별개의 사안들이 얽혀 있었습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 그리고 금융감독원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거점점포 관련 불건전 영업행위가 심사 지연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집니다. 두 사안은 이번 증선위 의결과는 다른 절차이며, 원문은 각각의 결론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메리츠증권만의 사정은 아니었습니다. 삼성증권 역시 거점점포 관련 제재 절차가 진행되면서 발행어음 인가 심사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그 삼성증권이 지난주 최종 사업자 지위를 확보했고, 이후 메리츠증권에 대한 심사도 재개됐다는 것이 금융당국 안팎의 설명입니다. 같은 유형의 사안이 걸린 두 증권사의 심사가 비슷한 시점에 다시 움직인 것입니다.
아직 최종 인가는 나지 않았습니다. 남은 절차는 9월 23일 금융위 정례회의 한 번입니다. 그 회의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없습니다. 최대 약 16조 7,000억 원이라는 숫자도 자기자본의 200%라는 한도를 단순 계산한 값이며, 실제 발행 계획이나 발행 규모가 아닙니다. 4월에 명단에서 빠졌던 안건이 9월에 의결됐다는 것, 그리고 확정까지 한 단계가 더 남았다는 것이 지금 확인된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