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로 끝났던 사건도 다시 봅니다 경찰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아동·청소년 성범죄 사건도 그 자리에서 종결될 수 있었습니다. 검찰로 서류가 넘어가지 않으니, 그 판단을 다시 볼 사람도 없었습니다. 2026년 9월 17일, 이 구조가 바뀌었습니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은 이런 사건을 전부 공소청으로 보내도록 정했습니다.
성평등가족부는 17일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사법경찰관이 수사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은 혐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공소청에 송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사한 사건을 빠짐없이 넘기는 것을 전건 송치라고 합니다. 앞으로 이 유형의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완전히 닫히는 경로가 없어지고, 공소청의 재검토를 한 번 더 거치게 됩니다.
이전에는 달랐습니다. 2021년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뒤, 사법경찰관은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스스로 종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불송치 결정이라고 합니다. 수사기관 사이의 권한을 나누기 위한 변화였고, 모든 사건에 공통으로 적용됐습니다. 이번 개정은 그 원칙 자체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라는 특정 유형만 예외로 떼어내는 방식입니다.
왜 이 유형만 따로 봤을까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피해자의 나이와 사건 특성상 수사 초기 단계에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첫 조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남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불송치로 사건이 종결되면 그 판단을 다시 들여다볼 단계가 사라집니다. 사건이 닫히는 순간 피해자에게 필요한 보호·지원 조치도 제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됐습니다.
이번 개정은 처벌 수준을 높이는 조치가 아닙니다. 성평등가족부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법적 보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경찰 수사 결과를 다시 살펴보던 권한이 없어지면서 생길 틈을, 보호가 필요한 대상을 기준으로 미리 메우는 방식입니다. 처벌 조항이 아니라 사건이 흘러가는 경로를 손본 개정인 셈입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에서도 범죄에 취약한 국민이 충분히 보호받고 피해 발생 시 신속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성평등부는 개정안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의 판단이 사건의 마지막 판단이 아니게 됐다는 점입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라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와도 서류는 공소청으로 넘어가고, 재검토를 한 번 더 받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시점과 절차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정해집니다. 경찰 단계에서 조사가 마무리됐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그 사건이 종결이 아니라 재검토 대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