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돼지고기 10개 중 3개는 수입산입니다 롯데마트에서 팔린 돼지고기 가운데 수입산 비중이 올해 1~7월 29%까지 올랐습니다. 2024년 같은 기간에는 13%였습니다. 2년 만에 16%포인트 오르며 두 배를 넘었습니다. 같은 기간 국산 비중은 87%에서 71%로 내려왔습니다. 한 매장의 일시적 현상은 아닙니다. 다른 대형마트 매출과 수입 통관 물량에서도 같은 방향이 확인됩니다.
17일 이마트에 따르면, 2026년 1~8월 이마트·트레이더스의 수입산 돼지고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2%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국산 돼지고기 매출 증가율은 12.6%에 머물렀습니다. 쇠고기도 방향이 같습니다. 수입산 매출이 12.0% 늘어 국산 쇠고기(7.3%)를 웃돌았습니다. 돼지고기와 쇠고기 모두 수입산 증가폭이 국산의 약 두 배입니다. 육류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늘어난 몫을 수입산이 더 많이 가져간 구조입니다.
수입 돼지고기 매출 신장률은 2024년 18.8%, 지난해 12.4%였습니다. 그 흐름이 올해 30%대로 뛰었습니다. 국산 돼지고기는 2024년 1.0%, 지난해 5.3%, 올해 12.6%로 완만하게 올라왔습니다. 쇠고기는 순서가 바뀐 시점이 더 뚜렷합니다. 2024년에는 국산 매출이 7.5% 늘어 수입산(1.0%)을 크게 앞섰습니다. 지난해 수입산 증가율이 국산을 넘어섰고, 올해는 그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2년 사이 위치가 뒤바뀐 셈입니다.
가격표부터 달라졌습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집계로 올 7월 한우 소매가격은 500g당 2만 4,245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달 2만 1,130원보다 14.7% 올랐습니다. 2024년 7월 1만 9,285원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25.7%에 달합니다. 2년 만에 4분의 1 넘게 오른 것입니다. 돼지고기도 지난해 7월 500g당 1만 3,575원에서 올해 1만 4,375원으로 5.9% 올랐습니다. 국산 육류 가격 상승이 수입육 수요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수요만 움직인 게 아닙니다. 공급 여건도 바뀌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지난해 2.6%였던 미국산 쇠고기 관세는 올해 1월 1일부터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유럽에서는 현지 돼지고기 가격이 내려간 가운데 덴마크와 폴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 들어오는 물량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값이 싸진 물량이 들어올 통로가 함께 넓어진 것입니다. 올 1~7월 쇠고기 수입량은 30만 4,69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했습니다.
돼지고기 수입량은 올 1~7월 33만 555톤으로 14.3%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냉동육이 30만 5,388톤으로 14.7% 증가해, 냉장육 증가율(10.6%)을 앞섰습니다. 쇠고기도 냉동육이 24만 8,234톤으로 10.2% 늘어 전체 증가율보다 높았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냉동육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냉동육은 얼려서 들여오는 고기로, 유통기한이 길어 대량 구매에 유리합니다.
수입육이 늘었다고 국산이 외면당한 것은 아닙니다. 국산 돼지고기 매출 증가율은 2024년 1.0%, 지난해 5.3%에서 올해 12.6%로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국산 쇠고기 매출도 7.3% 늘었습니다. 국산 역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롯데마트에서 국산 돼지고기 비중이 87%에서 71%로 내려간 것처럼, 전체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줄었습니다. 대체가 아니라 증가폭의 차이가 만든 결과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냉동·포장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국산과 수입육의 품질 격차에 대한 인식이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원산지만 보기보다 가격과 품질을 함께 고려하는 소비가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육류 가격 부담이 이어지는 한 수입산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계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식재료비 상승을 감당해야 하는 외식·급식업체에도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같은 고기라도 냉장인지 냉동인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에 따라 가격대가 다릅니다. 올해 늘어난 수입 물량의 대부분은 냉동육이었고, 미국산 쇠고기에는 1월부터 관세가 붙지 않습니다. 지금 진열대의 가격 차이는 이런 변화가 쌓인 결과입니다. 롯데마트 돼지고기 10개 중 3개가 수입산이 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원산지 표시와 함께 보관 형태와 원산지별 가격을 나란히 보면, 선택지가 생각보다 넓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