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스토리에 K팝 세계관이 얹힌다 "한국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와 성공 사례가 디즈니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만날 기회를 넓히겠다." 김현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소비재사업부 총괄이 밝힌 구상입니다. 마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이야기가 아닙니다. 디즈니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마블의 스토리와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이브와 스타십과의 협업도 함께 준비 중입니다.
2026년 9월 17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는 한국에서 발굴한 IP를 해외 시장과 연결하는 '크로스보더' 전략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국경 간 거래라는 뜻으로, 한국 파트너사의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유통·해외 진출까지 디즈니의 네트워크로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디즈니코리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K-컬처 펀드(가칭)'를 조성해 중장기적으로 10여 개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디즈니코리아의 설명에 따르면 캐릭터와 아티스트 이미지를 얹은 상품에 그치지 않고, K팝의 음악·세계관·팬덤을 디즈니 스토리와 연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번 협업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디즈니코리아는 지난해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이던 라이선스 사업에서 소비자 접점을 넓히기 위해 소비자 대상(B2C) 리테일팀을 신설했습니다. 올해 6월에는 '토이 스토리5' 개봉을 앞두고 현대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와 기획전을 진행했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개봉 때는 CJ올리브영과 연계한 대형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극장 밖에서 상품과 공간을 먼저 실험한 뒤, 이제 IP 결합 단계로 넘어가는 흐름입니다.
디즈니는 산하에 소비재사업부를 두고 있습니다. 이 조직은 디즈니 IP를 활용해 전 세계 180여 개국 파트너사와 약 630억 달러, 우리 돈 약 87조 원 규모의 리테일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 파트너사에게 이 규모가 의미하는 것은 판로입니다. 국내에서 기획한 상품이 디즈니가 이미 깔아둔 180여 개국 유통망에 올라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확정된 것과 구상 단계인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K-컬처 펀드는 초기 단계로, 투자 규모와 대상, 출범 시점 모두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10여 개 프로젝트라는 숫자도 확정된 사업 목록이 아니라 중장기 추진 계획입니다. 마블과 SM 아티스트를 결합한 프로젝트 역시 구체적인 형태와 공개 시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현진 총괄은 "한국은 K팝·K콘텐츠·K패션·K푸드 등이 크로스보더 전략에 최적화돼 있어 글로벌에서도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보는 시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K팝은 콘텐츠를 넘어 패션·뷰티 등 라이프스타일까지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디즈니 스토리와의 결합으로 아티스트 세계관을 확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설명 모두 협업 당사자의 입장이라는 점은 함께 봐야 합니다.
가장 먼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10월에 열리는 '디즈니런'과 '마블런'입니다. 아이돌 그룹 아일릿 등의 K팝 공연과 팝업스토어, 미식을 결합한 팬덤 페스티벌 형태로 운영됩니다. 디즈니코리아는 앞으로 스포츠·웰니스·음악 등 경험 소비 분야의 파트너를 발굴하고, 해치·캐치! 티니핑·카카오프렌즈 같은 국내 캐릭터와 디즈니 IP를 결합한 협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마블 스토리에 아이돌 세계관이 얹히는 첫 장면은, 화면이 아니라 10월의 행사장에서 먼저 보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