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위권 지역의 가격 강세가 장기화하면서 차선을 선택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인접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의 말입니다. 같은 주, 강남구 아파트값은 0.36% 떨어졌고 중랑구는 0.51% 올랐습니다. 방향이 정반대인데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또 올랐습니다. 이번이 84주 연속입니다.
2026년 9월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올랐습니다. 다만 서울을 이끌던 강남권은 방향이 달랐습니다. 강남구는 압구정·대치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0.36% 떨어졌고, 서초구도 잠원·반포동 위주로 0.26% 내렸습니다. 송파구는 전주 -0.02%에서 -0.12%로 낙폭이 커졌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29%에서 8월 마지막 주 0.22%, 9월 첫째 주 0.20%, 이번 주 0.16%로 3주 연속 둔화했습니다. 이번 주 상승 폭은 전주보다 0.04%포인트 줄었습니다. 강남3구가 포함된 동남권 전체도 0.16% 하락해 3주 연속 내림세였습니다. 그런데도 서울 전체 기록은 84주 연속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종전 최장 기록은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85주입니다. 한 주만 더 오르면 같아집니다.
이번 주 강북 14개구는 0.29% 올랐습니다. 강남 11개구 상승률 0.04%의 일곱 배가 넘습니다. 중랑구는 신내·상봉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0.51% 뛰어 서울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도봉구와 서대문구가 각각 0.47%, 성북구가 0.43%, 동대문구가 0.36%로 뒤를 이었습니다. 고가 지역에서 시작된 조정이 서울 전체로 번지는 대신,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이 뒤따라 오르는 흐름입니다.
강남권의 가격 조정은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한층 뚜렷해졌습니다. 서울 집값을 주도했던 세 개 구가 나란히 내렸다면 전체 지수도 꺾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그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였습니다. 조정이 확산되지 않고, 수요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갔기 때문입니다. 이런 흐름을 '키 맞추기' 장세라고 부릅니다.
경기 남부도 강세였습니다. 수원 영통구는 전주 0.47%에서 이번 주 0.61%로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권선구는 0.42%, 팔달구는 0.39% 올랐고, 용인 기흥구 0.42%, 화성 동탄구 0.31%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삼성전자 사내대출 시행 이후 영통·광교 등으로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수원을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인접 지역으로 퍼지는 양상입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특히 역세권 10억 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중랑·도봉 등은 실수요 유입이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세시장도 비슷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17% 올랐고, 강북 14개구가 0.27% 상승했습니다. 노원구 0.45%, 중랑구 0.40%, 동대문구 0.34% 순이었습니다. 반면 서초구는 0.26%, 강남구는 0.17% 내려 매매에 이어 전세도 하락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0.16% 상승'이라는 한 줄은 이번 주 서울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같은 주 강남구는 0.36% 내렸고 중랑구는 0.51% 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동향은 서울 전체 평균과 함께 강북 14개구·강남 11개구 같은 권역별, 구별 수치를 나눠 공개합니다. 내가 살거나 살 곳의 흐름을 보려면 평균이 아니라 해당 구의 수치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리드에 나온 두 숫자가 같은 주, 같은 서울의 기록이라는 점이 그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