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다시 오르는 쪽으로 방향이 틀렸다 “분명한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오랫동안 지속됐다는 점입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며 한 말입니다. 그는 “현재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입니다. 방향이 바뀐 것은 미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2026년 9월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표결은 만장일치였습니다. 저금리·유동성 공급 기조를 접고 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은 3년 2개월 만입니다. 연준이 인상 근거로 꼽은 것은 세 가지입니다. 높은 물가 상승률, 견고한 성장률, 그리고 고용 호조입니다. 경기가 나빠서가 아니라, 경기가 버티는 동안 물가가 잡히지 않았다는 판단입니다.
이번 결정은 갑작스러운 전환이 아닙니다. 유럽중앙은행은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일본은행은 1월과 6월에 올린 데 이어, 9월 18일 0.25%포인트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 금리는 이미 움직였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했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30년 만에 3%를 넘어섰습니다. 국채 금리는 대출·회사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입니다. 한국은행도 올해 7월과 8월 연달아 기준금리를 올렸고, 추가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세계경제는 그동안 낮은 금리와 재정 확대에 기대 성장을 이어왔습니다. 그 기반이 바뀌면 부담은 빚이 많은 쪽에 먼저 옵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2000조 원을 넘었고, 기업대출은 2000조 원에 육박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 규모에 붙는 이자가 늘어납니다. 늘어난 이자 부담은 민간소비와 기업투자를 위축시키고, 이는 금융 부실 증가와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외국인 자금이 국외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함께 커집니다.
긴축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신호는 나와 있었습니다. 지역 경제 둔화와 건설사 경영 악화가 겹치면서 지방은행의 연체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연체율은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 비율로, 금융사 자산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정부 쪽 사정도 여유롭지 않습니다. 올해 국고채 이자 부담만 30조 원에 달합니다. 금리가 더 오르면 이 부담도 함께 커집니다.
워시 의장의 발언은 이번 인상이 마지막이 아닐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한국은행 역시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중동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 고금리와 고물가가 동시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사설은 정부의 상황 인식과 선제 대응을 요구합니다. 은행·보험 등 금융사에 대한 자본 건전성 점검을 서두르고, 우량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며, 재정 지출도 조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번 인상은 한 번의 결정이 아니라 방향 전환의 신호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일정은 분명합니다. 9월 18일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 그리고 추가 인상을 예고한 한국은행의 다음 회의입니다. 대출 조건이 변동금리인지 고정금리인지, 언제 금리가 다시 산정되는지는 각자 거래하는 금융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워시 의장의 말은, 지금 수준이 끝점이 아니라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사설] 美 3년 만에 긴축 돌입, 실물 경제 ‘방파제’ 빈틈 없어야](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17/news-p.v1.20260917.ad1c356468154eec94dbc96afe694c85_P2.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