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내리고 강북은 오른다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 2026년 9월 18일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서울 집값 움직임을 두고 한 말입니다. 강남권은 약세인데 강북 중저가 지역은 오르고 있는 상황을 가리킨 표현이었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산 정책이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 이유 1위였습니다. 이 발언은 하루 사이 가장 큰 논쟁거리가 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주택 인허가와 착공 감소를 꼽았습니다. "2022년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그해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며 "오 시장이 당선된 해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감소 폭 수치의 구체적 산출 근거는 회견에서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푼 뒤 일부 지역 집값이 급등한 점도 함께 거론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투기를 막기 위해 일정 면적 이상 토지를 거래할 때 관할 관청 허가를 받도록 지정한 구역입니다.
한국갤럽이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발표한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 이유 가운데 부동산 정책이 20%로 가장 높았습니다. 일회성 결과가 아닙니다. 부동산 문제는 7월 넷째 주 이후 두 달 가까이 부정 평가 이유의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해관계자 설득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집값 상승의 원인을 전 정부와 서울시 정책에서 찾은 것은, 최근의 시장 불안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생긴 문제가 아니라 수년 전부터 누적된 공급 부족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동시에 공급 확대의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건축 허가를 포함한 택지 개발, 재건축·재개발, 도시 정비 등 공급을 최대한 신속하게 늘려나갈 것"이라며 "총리실에서 매일 체크하고 있고, 일주일마다 보고받으면서 구체적인 장소를 다 특정해서 진척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기 대책으로는 서울 경제수도와 세종 행정수도의 '2수도 체제' 구축,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한 수도권 수요 분산을 제시했습니다.
문제는 '평탄화'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최근 서울에서는 강남 3구가 약세인 반면 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중저가 지역의 상승세가 전체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지역 간 격차는 줄어드는 흐름이지만, 그 방식이 강북 상승이라는 점에서 체감은 달라집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평탄화'가 무주택 서민에게는 주거 안정이 아니라 진입 가격 상승으로 체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논란이 커질 것을 우려한 청와대는 이날 별도 언론 공지를 통해 "'일종의 평탄화'라는 발언은 가격 변동 추이에 대한 설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오 시장은 "서울 집값 상승이 오세훈 때문이라면, 저는 왜 다시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서울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왜 계속 하락하고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발 지금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 세계에 대한 인식만이라도 제대로 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전월세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전월세 입주자들이 겪는 어려움들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정책들을 나름은 마련해서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신규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퍼진 이야기 하나는 이날 정리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농사를 못 지으면 강제로 팔아야 하느냐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라며, 조사 목적은 "명확한 부동산 투기를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농지를 보유한 분들이라면 조사 목적이 매각 강제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둘 만합니다. 전월세 관련해서는 청와대가 공급 대책 추진과 함께 "공공임대 확대 등 전월세 대책도 챙길 것"이라고 공지했습니다. 강남은 내리고 강북은 오르는 지금, 격차가 줄어든다는 설명과 내가 집을 구할 때 내야 하는 값은 아직 같은 방향을 보고 있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