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골 구조물 위로 콘크리트가 부어지고 있습니다. 상부 3개 층이 동시에 굳어가는 중이고, 그 옆에서는 추가 타설을 위한 철근 배근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기차를 만드는 공장이 아닙니다.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을 만들기 위한 공장입니다.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주 기가팩토리 부지 안에 짓고 있는 시설입니다.
미국 테크 전문 인플루언서 조 텍트마이어(Joe Tegtmeyer)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테슬라 텍사스 기가팩토리 공사 현장을 촬영한 드론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전용 공장을 위한 철골 조립이 빠르게 진행된 모습이 확인됩니다. 서쪽에는 지붕까지 이어지는 계단실 구조물이 드러났고, 동쪽에는 아직 넓은 공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층고가 높은 생산 공간이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테슬라가 계획하고 있는 옵티머스 전용 공장은 약 700만 제곱피트, 우리 면적 단위로 약 65만㎡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로봇 한 종류를 만들기 위한 시설이 자동차 공장에 맞먹는 크기라는 뜻입니다. 다만 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내부 구조와 생산라인 배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테슬라가 한 번에 양산으로 건너뛰려는 것은 아닙니다.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는 옵티머스 파일럿 생산라인이 구축되고 있습니다. 파일럿 라인은 본격 양산 전에 생산공정과 부품 조달, 조립 방식을 검증하는 소규모 시험 생산시설입니다. 올해 4분기부터 초기 생산이 시작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로봇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프리몬트에서 공정을 검증한 뒤 텍사스에서 안정적인 양산 단계로 넘어가는 2단계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차례 옵티머스를 테슬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조해왔습니다. 전기차가 차량 판매로 수익을 냈다면, 로봇은 제조 현장에 투입되는 산업용 수요에 더해 장기적으로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 시장까지 겨냥할 수 있다는 구상입니다. 이미 대규모 차량 생산으로 쌓은 공급망과 제조 역량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도 테슬라의 계산에 들어 있습니다. 신제품 제조 초기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차량에서 익힌 원가 절감 방식을 로봇에 적용해 생산단가를 낮추겠다는 것입니다.
공장이 아직 골조 단계인 사이, 중국은 생산 대수를 집계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중국전자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로봇 출하 대수는 약 1만 4,400대였습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을 5만 대로 전망했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1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 수주에 힘입어 1년 만에 출하량이 최대 7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는 올해 7월 기준 누적 생산량이 약 1만 8,000대에 이르렀습니다. 두 기관의 전망치가 두 배 차이 난다는 점은, 이 시장의 속도를 아직 아무도 정확히 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 공개된 것은 완성된 로봇 공장이 아니라 골조입니다. 규모와 계획은 드러났지만, 실제로 로봇이 몇 대 나오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확인할 지점은 텍사스가 아니라 프리몬트입니다. 올해 4분기 파일럿 라인에서 초기 생산이 실제로 시작되는지, 그 결과가 텍사스 양산 일정으로 이어지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드론 영상 속 콘크리트가 굳는 속도보다, 프리몬트에서 나오는 첫 로봇의 시점이 더 중요한 숫자입니다.



